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전국의 전공의들이 줄줄이 사직서를 내던진 지 1년이 지난 지금,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의 전문의 숫자는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올해 전국에서 배출될 전문의 숫자가 의정갈등 이전보다 80% 이상 감소될 것이 확정되면서 선진적이라 평가받았던 대한민국의 의료 수준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1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대구의 지난해 4분기 의사 수는 5천844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6천335명보다 7.75%(491명) 줄어들었다. 상급종합병원은 전공의의 이탈로 2023년 4분기 1천844명에서 1천104명으로 40.13%(740명) 줄어들어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전문의의 숫자만 놓고 보면 5천374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5천294명)과 비교하면 1.51% 증가했지만, 상급종합병원은 1천88명에서 1천55명으로 3.03% 줄어들었다.

심평원에 따르면 대구지역 상급종합병원 5곳(경북대병원, 영남대병원, 계명대동산병원, 대구가톨릭대병원, 칠곡경북대병원)의 퇴사자 수는 적게는 14명에서 많게는 266명이었다. 이 중 사직서를 낸 전공의 수를 제외하면 평균 3.4명의 전문의가 상급종합병원을 떠난 셈이다.
각 상급종합병원은 "떠난 전문의의 숫자가 이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지는 않다"며 "어떤 곳은 최대 18명의 전문의가 떠난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같은 시기 1차의료기관인 의원에 종사하는 의사와 전문의 숫자는 오히려 늘었다. 2024년 4분기 의원에서 일하는 대구 시내 의사 숫자는 2천981명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2천774명에보다 7.46%(207명)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의원에서 일하는 일반의의 숫자는 142명에서 255명으로 늘어 79.58%(113명)의 증가율을 보였다.
의료계에서는 이 기간동안 늘어난 일반의가 대부분 지난해 사직서를 던진 전공의들이 의원급 의료기관에 취업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의사 숫자 자체가 줄어드는 만큼 앞으로 전문의 숫자 또한 급전직하할 가능성도 크다. 지난 17일 대한의학회가 발표한 올해 전문의 1차 시험 합격자는 500명이었고 합격률은 93.6%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문의 1차 시험에서는 2천718명이 합격했고 합격률이 97.7%였던 것과 비교해보면 합격자 수는 81.6% 줄어들었고 합격률도 4.1%p 하락했다. 만약 오는 21일에 끝나는 2차 시험까지 거치면 합격자 수는 더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전공의 모집도 난항이다. 전국 221개 수련병원들은 정부 특례 조치에 따라 지난 10일부터 1년차 레지던트 3천383명, 상급년차 레지던트 8천82명 등 1만 명이 넘는 전공의 추가모집을 진행 중이지만 추가모집에 응한 전공의들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의료계는 앞으로 누려왔던 의료의 질이 점점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을 숨기지 않고 있다. 대구 시내 한 개원의는 "정부가 의료개혁을 하고 있다지만 개혁의 진통으로 보기에는 인력의 수준이 하락하는 게 눈에 보인다"며 "의정갈등 줄다리기에 결국 피해보는 건 국민인데 정부가 해결의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들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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