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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인사 지연, APEC 정상회의 경비 악영향?

"전담조직 구성 지연…경비·경호 준비 차질 우려"

경찰. 매일신문DB.
경찰. 매일신문DB.

예년보다 2개월 이상 늦게 이뤄진 경찰 인사로 올해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경비·경호 준비에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당장 오는 24일 고위관리회의(SOM1)가 열리는 등 APEC 정상회의가 사실상 개막한 가운데, 인사 지연으로 경찰 내 전담조직은 가동조차 못하고 있어서다.

19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본청과 경북경찰청에 각각 경무관과 총경을 책임자로 하는 APEC 정상회의 전담 조직을 신설해 한시 운영한다. 경북청 공공안전부장(경무관) 직속체제로 운영되는 APEC 기획단은 총경 1명, 경정 2명 등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현재 기획단에 근무할 경감급 이하 직원 선발은 완료됐으나, 경찰 인사가 지연되면서 책임자인 총경과 경정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간 경찰은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의, 2010년 서울 G20 정상회의 등 국내에서 개최된 다자간 정상회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찰청 본청과 개최지 시·도 경찰청에 전담 조직을 한시적 형태로 운영했다. 전담 조직은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각국 정상·요인 경호와 행사장 주변 경비 등의 업무를 맡는다.

올해 경우 12·3 비상계엄, 탄핵 등의 여파로 상당 기간 경찰 인사가 지연되면서 전담조직 구성에 차질이 발생했다. 이달 초 치안정감·치안감 등 경찰 고위 인사가 소폭으로 단행됐지만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곧장 '옥중 인사' 논란을 제기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경찰은 이 같은 시선을 의식해 후속인사에 대해선 최대한 숨고르기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APEC 정상회의 개최 준비에 자칫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평화와 번영의 경제 APEC' 개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경북도는 이 같은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이어질 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다자간 국제회의의 경우 회의장 주변 경비·경호, 각국 요인의 이동 동선 점검, 대테러 예방 등 대응 과제가 적지 않은 만큼 전담 조직 운영 등이 시급하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20일 경무관 승진자 발표를 시작으로, 다음주에 총경 승진자 발표와 후속 전보 인사 등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지만 '설'에 그칠 수도 있다"며 "인사 발표가 늦어지면서 내부 불만이나 중요 과제 추진 과정에 공백도 적지 않은 만큼 조직 분위기가 어수선한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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