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관세 25% 땐 車 수출액 18% 급감…반도체·의약품도 직격탄

국내 對美 수출 기업들 초비상
현대·기아 작년 97만대 판매…미국 의존도 높아 긴장감 고조
韓 GDP 0.203% 감소 전망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 간의 제59회 슈퍼볼 경기에서 애국가 연주 중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시저스 슈퍼돔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치프스와 필라델피아 이글스 간의 제59회 슈퍼볼 경기에서 애국가 연주 중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동차와 반도체, 의약품 대한 관세 부과 방침을 재확인했다.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힌 데 이어 '관세 전쟁'의 전선을 확대하면서 국내 산업계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사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입 자동차 관세율이 25%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또 반도체 및 의약품 관세에 대한 질문에 "25%, 그리고 그 이상이 될 것이다. 관세는 1년에 걸쳐 훨씬 더 인상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산업계 전반에 후폭풍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자동차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만큼 25% 관세가 부과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한국은 대(對)미 자동차 수출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작년 현대차·기아와 한국GM의 미국 수출량은 각각 97만대, 41만대로 집계됐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자동차 산업에 25% 관세를 매길 경우 올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이 작년 대비 18.59%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반도체 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 1997년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보기술협정(ITA)에 따라 회원국 간 무관세를 적용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현재 미국에 수출하는 한국산 반도체에도 관세가 부과되지 않지만, 향후 25% 이상 고율 관세가 적용되면 가격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

작년 기준 반도체는 한국의 대미 수출 3위 품목에 해당한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106억달러(약 15조원)를 기록했다. 미중 갈등 심화와 인공지능(AI) 시장 확대로 미국의 반도체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관세가 더 치명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한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반도체가 전체의 7% 수준으로, 여기에 25%의 관세가 부과되면 영향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제약·바이오 업계 역시 관세 리스크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셀트리온은 이날 공지를 통해 "올해 미국에서 판매 예정인 회사 제품에 대해 1월 말 기준 약 9개월분의 재고 이전을 완료했다. 이를 통해 미국 내 판매분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했다"면서 "관세 부과 시 완제의약품보다 세 부담이 적은 원료의약품 수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해외 투자은행(IB) 씨티는 한국산 자동차, 부품, 의약품, 반도체 등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이 0.203%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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