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서울대에 이어 지방에서는 최초로 18일 오후 경북대 북문에서 '탄핵을 반대하는 첨성인들' 주최로 시국선언(時局宣言)이 있었다. 경북대 정문에서는 8개 대학이 참여하는 '대구경북 대학생 탄핵(彈劾) 반대(反對)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21일에는 고려대 시국선언이 예정되어 있고, 이 같은 열기(熱氣)는 한양대·서강대·이화여대·숭실대·조선대 등 전국 각지에서 계속될 전망이다.
이번 시국선언의 특징은 학생회나 특정 단체가 주도한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함께 목소리를 낸다는 점이다. 1970년대 이후 대학가의 헤게모니는 좌파 성향 조직들에 의해 장악되어 왔다. '지성(知性)의 전당(殿堂)'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우파적 견해들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12·3 계엄령이 '계몽령'이 되면서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고 있다.
경북대 시국선언 촉구문을 쓴 학생은 "오늘날 대한민국은 법치(法治)와 헌정 질서가 흔들리고 있다"며 "이런 위기 속에서 우리는 침묵해선 안 된다. 탄핵 찬성만을 외치는 일부의 주장에 맞서 올바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야당의 국정 방해, 국가 안보의 위기, 헌법재판소의 불공정, 부정선거 의혹 등을 조목조목 짚어 나갔다.
앞서 17일 대구지방변호사회 소속 130여 명의 변호사들은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헌재의 절차적 정당성과 법치주의 이념 훼손이 심각하다'며 헌재의 탄핵심판의 절차 위반에 대한 유감(遺憾)과 우려(憂慮)를 표명하는 성명문을 전국 변호사회 중에서 처음으로 발표했다.
이순동 변호사(전 영남대 로스쿨 교수)는 "참여한 변호사 중에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찬성한다면서도 함께 서명한 사람도 있다. 탄핵 찬반을 떠나 헌재 심판이 이렇게 공정성을 잃는다면 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은 내란, 내전 상태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염려했다. 이제 우리 국민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정쟁(政爭)이 아니라 자유 민주주의 체제(體制) 수호(守護)의 관점에서 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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