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더 빨라진 車·반도체 무역 압박…지역 車부품업계 "하루하루 달라져 불안"

트럼프 "美서 제품 만들어야"…상호 관세 의지도 재차 밝혀
작년 대미 수출 1위 '車 부품'…대구 4억 달러·경북 9억 달러
단기간에 수출 다변화 어려워…가격 경쟁력 크게 밀릴 수도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 매일신문DB
대구 성서산업단지에 있는 자동차 부품 제조 공장. 매일신문DB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4월 추가 관세 예고 하루 만에 발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밝히자 산업계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발 상호 관세 예고로 가뜩이나 불안한 상황에 처한 산업계에 갑작스러운 변수까지 겹치면서 관세 전쟁 확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하루 만에 3월로 당겨진 관세 발표 예고

19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주최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FII·Future Investment Initiative) 프라이오리티 서밋' 연설에서 "다음 한 달 안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25%의 자동차 관세를 4월 2일쯤 발표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날짜를 당겨 3월을 언급한 것이다.

그는 "그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간단히 말해 관세를 내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그들은 관세를 물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관세가 "우리 재정에 수조 달러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구 한 자동차 부품 제조 기업 대표는 "하루하루 달라지는 상황이다 보니 불안함은 날이 갈수록 커진다"며 "자동차 부품에 직접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표가 아직까지 없지만, 자동차 관세가 시작되면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어 "앞으로 관세 부담이 늘어난다면 상당히 가혹한 상황이 펼쳐질 것"이라고 했다.

◆부가가치세 변수 등 상호 관세 부과 재확인

앞서 발표한 상호 관세에 대한 추진 의지도 재차 확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더 이상 다른 나라가 우리를 약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상호 관세를 부과 시 미국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와 함께 부가가치세, 환율 불공정 관행 같은 비관세 조치도 폭넓게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상호 관세 부과 결정이 담긴 대통령 각서에 서명하며 이르면 4월 1일까지 검토를 끝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 후 회견에서도 "공정성을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며 "미국의 정책은 지속적인 무역적자를 줄이고 무역 상대와의 교역에서 발생하는 다른 불공정하고 불균형한 측면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은 부가가치세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엄청나다. 외부인은 자동차를 파는 것이 어렵고 정말 불가능하다"며 "이것은 매우 불공정한 상황이며, 부가가치세는 전세계 관세와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논리라면 부가가치세를 부과하는 한국에도 미국의 상호 관세 부과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특히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추가 관세 부과 등 돌발 행동으로 지역 자동차 부품 업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미 수출 품목 1위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대구 4억1천800만달러, 경북 9억1천800만달러에 달한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기업이 단기간에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수출선을 다변화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수 있다"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수준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크게 밀릴 가능성이 큰 기업들은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내다봤다.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