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측 불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의 시작점이 앞당겨져 전 세계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주최로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미래투자이니셔티브 프라이오리티 서밋' 연설에서"다음 한 달 안에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해 관세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그는 자동차 등에 적용하는 관세를 4월에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불과 하루 만에 말을 바꿨다. 주요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 시점이 더 빨라질 것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외국 기업)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지 않으면, 간단히 말해 관세를 내야 한다"며 "그들이 미국에서 제품을 만들면 그들은 관세를 물 필요가 없다. 관세가 우리 재정에 수조달러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대미(對美) 수출품목 1·2위 품목이 자동차와 반도체인 한국 재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자동차 대미 수출액은 347억달러로 2020년(157억달러) 대비 138.2% 급증했다. 메모리 반도체를 포함한 컴퓨터 부분품·부속품 수출액은 작년 기준 82억달러로 전년 대비 116.8% 늘었다. 두 품목의 수출 확대가 역대 최대 수출 실적 달성을 견인했으나 무차별 관세 적용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트럼프의 관세 정책 변화가 사실상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일각에서는 중국과의 경쟁 과열이 보복 관세 및 보호무역주의 강화로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손수석 경일대 국제통상학전공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 카드로 관세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적용을 유예하거나 앞당기는 방식으로 압박의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면서 "미국도 동맹국을 모두 등지고 완전한 고립주의를 택할 수 있다. 운신의 폭이 넓은 것은 아니지만 끌려다니기만 해서는 안 된다. 체계적인 협상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대책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박종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가 트럼프 취임 이후 정부 고위 통상 당국자 중에서는 처음으로 미국을 방문해 관세를 포함한 한미간 통상 현안과 경제협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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