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앞산 해넘이캠핑장, 숲 속 책 쉼터로 바꿔 개관

감사원 위법 지적에 2년간 미개장…대구시, 천문관측대 등 변경 고시
남구청 "6월 말 문 여는 것이 목표"

대구시는 20일 앞산 해넘이 캠핑장을
대구시는 20일 앞산 해넘이 캠핑장을 '숲속 책쉼터'로 바꾸는 공원조성계획 변경을 고시하고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20일 방문한 앞산 캠핑장이 문이 닫힌 채 출입이 제한되고 있었다. 김지효 기자

대구시가 위법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남구 앞산 해넘이캠핑장(매일신문 2월 11일 등)을 '숲속 책쉼터' 등으로 바꾸기로 하고 주민 의견 수렴에 나섰다.

20일 시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공원조성계획 변경을 고시했다. 당초 야영장으로 계획된 약 3천400㎡ 부지를 '숲속 책쉼터'와 반려동물 놀이터, 천문관측대인 '숲속 별마당' 등으로 바꾸는 내용이 핵심이다.

대구시에 따르면 변경안은 오는 3월 14일 열릴 공원위원회에서 심의하게 된다. 해당 안이 심의를 통과할 경우 남구청은 대구시장 결재를 거쳐 시설 목적을 변경할 수 있다.

이날 고시는 앞서 남구청이 지난 4일 대구시에 해넘이캠핑장의 공원조성계획 변경을 요청하면서 나왔다. 남구청이 약 80억원을 투입해 캠핑장을 조성했지만 감사원으로부터 위법 지적을 받은 뒤 2년 가까이 문을 못 열고 있는 만큼 현행법 안에서 다른 방향으로 활용하겠다는 자구책이다.

남구청은 앞서 감사원으로부터 공원조성계획 변경 없이 반려동물 놀이터, 천문관측대를 조성했다는 지적을 받은 부분도 이번 계획 변경에 반영했다.

이날 변경 고시로 지난해 11월 남구청이 기자회견까지 하며 밝힌 '선 임시개장, 후 법령개정' 방침은 완전히 무산됐다.

남구 주민들은 그동안 야영장 개장에 대한 기대감이 적잖던 상황에서 갑작스런 계획 변경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남구 주민 박모씨는 "야영장으로 그대로 밀고 갔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단체장이 바뀔 때마다 보여주기식 탁상행정으로 세금이 낭비되고 있지 않나. 주민들에게 이득이 될만한 방향으로 전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숙희(69) 씨는 "세금이 들어가는 일인데 처음부터 허가 절차 등을 제대로 알아보고 지었어야 했다"며 "야영장을 책 쉼터로 바꾸면 처음 목적과 너무 달라지는데 돈이 더 드는 게 아닌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는 "당초 야영장 목적으로 의회에서 예산을 편성한 것이므로 시설을 보완해 야영장으로 활용하는 게 가장 좋을 것"이라며 "감사원 지적까지 받은 불법 건축물을 철거해 보완하지 않고 용도를 변경해 사용한다는 안을 대구시가 허용한다면 이는 남구청에 특혜를 주는 셈"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구청 관계자는 "공원조성계획이 변경된다면 시설물로 지정된 위법한 구조물을 건축물로 전환하고 쉼터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용역을 발주하기 위한 절차를 추진하고 있다"며 "개장 목표는 오는 6월 말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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