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기둔화 우려에 'M7' 주가 하락…애플 나홀로 선방 이유는?

기대 인플레이션 1995년 이후 최고치 기록
테슬라·메타·엔비디아 등 AI 주도주 일제히 하락
애플 관세전쟁 피해 자국에 생산기지 마련하나

테슬라 충전과급기 수퍼차저. 연합뉴스
테슬라 충전과급기 수퍼차저. 연합뉴스

경기 선행지수가 불안정해지면서 미국의 빅테크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매그니피센트7'(M7) 가운데 애플을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세를 보였다.

◆ 선행지표 '빨간불' AI주 하락세

21일(미국 동부시간) 공개된 미국의 1년 기대 인플레이션 확정치는 4.3%로 전월의 3.3% 대비 1.0%포인트 급등했다. 5년 장기 기대 인플레이션도 3.5%로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경제를 지탱하는 소비자들의 심리가 급격히 꺾이고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도 팽창하면서 일단 던지고 보자는 투매 심리가 확산됐다.

인공지능(AI) 혁명을 주도하는 M7도 된서리를 맞았다. 테슬라는 4% 넘게 밀렸다. 아마존과 알파벳도 2%대 하락률을 기록했고 마이크로소프트와 메타플랫폼스도 1%대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 최대 보험사 유나이티드헬스케어그룹은 7% 넘게 급락했다. 진료비를 과다하게 청구하는 방식으로 미국 정부의 메디케어(노년·장애인 사회보장제도) 예산을 챙긴다는 의혹에 법무부가 조사를 시작하자 투매가 나왔다.

AI 데이터 분석업체 팔란티어도 이날 5% 가까이 하락했다. 미국 국방부가 매년 예산을 8%씩 삭감할 수 있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하면서 연일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이에 반해 소비 둔화에도 필수소비재는 수요가 유지될 것이라는 분석에 프록터앤드갬블과 존슨앤드존슨, 코카콜라, 맥도날드, 펩시코, AT&T, 버라이즌은 모두 상승했다.

앞서 미국 소비시장의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월마트가 증권가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 전망을 내놓으면서 경기 침체에 대한 공포가 짙어진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 나 홀로 선방 애플, 관세 피해 미국 투자?

3대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으나 애플은 이날 약보합으로 선방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2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표적인 빅테크인 애플이 미국에 수천억 달러 투자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주지사 모임에서 "어제(20일)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가 (백악관) 집무실에 왔는데, 그는 수천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언급은 취임 후 미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한 자신의 관세 부과 계획이 성공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면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쿡 CEO가 멕시코에 있는 공장을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쿡 CEO가 멕시코에 있는 두 개 공장을 중단하고 대신 미국에서 제품을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관세를 피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등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관세 전쟁을 예고하고 있다. 멕시코에 대해서도 지난 4일 자로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가 한 달간 유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애플이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안다"면서 투자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애플 측은 이날까지는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애플은 현재 미국과 중국 간 무역 분쟁으로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해 있다는 점에서 관련 의제가 논의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했는데, 아이폰 등 자사 기기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서 생산해 미국에 판매하는 애플로선 이런 관세가 상당한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돼왔다.

또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맞선 대응책의 하나로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 조사를 검토하고 있어서 애플은 미국과 중국 양쪽으로부터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1기 때에도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가 부과됐으나, 쿡 CEO는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해 관세 면제를 얻어낸 바 있다.

한편, 애플의 최대 협력사로 아이폰을 생산하는 대만의 폭스콘은 이미 멕시코에서 대규모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확장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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