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대전에서 탄핵 반대집회와 맞불집회가 연달라 열렸다. 헌법재판소가 정한 윤석열 대통령의 마지막 변론기일인 25일을 앞두고 집회 열기가 더해지는 모양새다.
이날 오후 2시 대전 서구 보라매공원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국가비상기도회'가 열렸다. 집회를 주최한 세이브더코리아 측은 이날 20만명이 몰렸다고 밝혔으며, 경찰은 1만 5천명이 모였다고 비공식 추산했다.
대규모 탄핵 반대 집회가 주말마다 열리면서, 집회 참석 '단골'도 늘어난 모습이다. 탄핵 반대 집회에서 익숙하게 현수막을 꺼내 들던 김훈태(65) 씨 일행도 그 중 하나다. 김 씨는 "운영하는 열쇠가게 문을 주말마다 닫고 전국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며 "정치에 관심이 없었는데 계엄령 이후 더불어민주당의 횡포에 대해 알게 돼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됐다"고 했다.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집회가 열리길 고대했던 이들은 더욱 열성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현했다. 대전 주민 손모(29) 씨는 "다른 지역에서 하는 집회에는 참여하지 못한 탓에 대전에서 열리는 오늘 집회만 기다렸다"며 "민주당의 행패 때문에 계엄이 선포됐다는 걸 알게 됐고, 이럴 때 애국해야지 언제 애국하겠냐는 마음으로 대학교 선배와 함께 나왔다"고 말했다.
오후 4시부터 탄핵 찬성 집회도 시작됐다. 보라매 공원에서 약 700m 떨어진 서구 은하수네거리에서는 윤석열정권퇴진 대전운동본부가 주최한 '제26차 대전시민대회'가 열렸다. 해당 집회에는 약 1천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아스팔트 바닥에 줄지어 앉아 '내란공범 국민의힘 즉각해체'와 같은 피켓과 응원봉을 흔들며 윤석열 퇴진을 외쳤다. 유명 가요를 개사해 탄핵 촉구를 외치는 시민 공연도 이어졌다. 행진이 시작된 오후 5시부터는 더 많은 참가자가 함께 했다.
무대에 오른 조부활 대전자정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대표회장은 "개신교회는 고난의 현장에 항상 함께 해왔다. 국회의사당과 남태령에 이어 오늘 은하수 네거리 앞에서의 연대가 바로 하나님의 말씀이고 하나님의 뜻"이라며 "물신주의에 빠져 진실한 믿음을 상실한 한국 주류 개신교회는 적폐의 온상인 침묵을 깨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곳에서도 집회 단골들의 열성적인 참여가 돋보였다. 태극기를 들고 탄핵 찬성 집회에 나온 임현승(33) 씨는 "서울 집회에 두 번 참석했으며, 광주 집회에도 참석했다"며 "정치와 내 삶이 무관하다고 생각해 왔는데, 계엄령 이후 평온했던 삶이 무너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들어 가만히 있을 수가 없어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태극기를 들고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2월부터 대전 곳곳에서 열리는 '탄핵 찬성' 집회에 참석하고 있다는 김가은(21) 씨는 "중립이 좋은 줄 알고 침묵해온 청년들 탓에 계엄령이 떨어졌다는 생각에, 지금부터라도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며 "최근 좋아하는 게임을 서버 종료로 허망하게 잃었는데, 이를 현재 정국에 빗대 '나라까지 섭종(서버 종료)할 수 없다'는 깃발을 제작해 흔들고 있다"고 했다.
한편 경찰은 가까운 곳에서 열린 두 집회 간의 충돌을 우려했으나, 삼엄한 관리 하에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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