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문화계에 바란다] 극단 '헛짓' 김현규 대표 "대구 연극 인프라 충분히 활용하길"

"서울 다음으로 '연극하기 좋은 도시', 인력·극장 잘 갖춰져
지원사업 기획 단계서 청년단원 의견 받아 실질적인 도움을
예술인 또한 지원금 의존 경계…열정·정성·시간 투자해야"
10주년 바라보는 극단 헛짓, 대구연극제 출품작 준비 박차

극단 헛짓 김현규 대표가 대명공연거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문화예술계에 관한 의견을 전했다. 최현정 기자
극단 헛짓 김현규 대표가 대명공연거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문화예술계에 관한 의견을 전했다. 최현정 기자

극단 헛짓의 김현규 대표는 2015년 극단을 창단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어느 명절날 친지의 "요즘 뭐해?"라는 질문에 "연극해요"라고 답했더니 돌아온 대답은 "헛짓 그만하고 기술 배워라". 그에 대한 반항으로 그는 헛짓 한번 제대로 해보겠다는 각오와 함께 극단 이름도 '헛짓'으로 지었다. 이제는 헛짓이라는 이름 덕분에 뭐든지 할 수 있는 용기를 주는 이름이 됐다고.

고등학교 때 막연하게 음악이 좋았던 그는 악기를 배우고, 뮤지컬이라는 장르에 관심을 가지면서 대학교에서 성악과와 연극예술과를 복수전공했다. 전공을 시작하고 나니 뮤지컬보다 자유도가 높은 연극의 매력에 빠지게 된 게 연극을 시작한 계기였다.

어느덧 10주년을 바라보는 헛짓은 그간 '춘분', '혜영에게', '운수 좋은 날', 뮤지컬 '오늘 날씨 맑음', '반향', 낭독극 '모닥불 아침이슬'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 '혜영에게'를 꼽았다. 이야기가 예쁘고, 요즘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라는 이유에서다. 또한 '반향'은 3년 전 제39회 대구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조지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해당 소설로 공연을 하는 연극인들의 이야기로 각색한 작품이다.

그는 작품을 연출하는 데 있어 당시의 시대에, 찰나의 사회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고 진정으로 표현하고 싶은 양식이 무엇인지에 중점을 둔다. 작업 과정에 있어서는 '즐거움'을 주된 방향으로 잡는다.

달서아트센터의 '뚜들뚜들 선사시대'의 극작과 연출을 맡는 등 구·군 공연장과의 협력 경험도 다수다. 그는 "외부 연출의 경우 공연에서 바라고자 하는 점들이 있기에 자유도는 떨어지지만, 그 안에서 최대한 역량을 펼치는 것 또한 재밌는 작업이다"라고 밝혔다.

극단
극단 '헛짓' 김현규 대표

그는 대구가 서울 다음으로 공연하기에 괜찮은 환경을 지녔다고 말한다. 타 지자체에 비해 인프라도 잘 구축돼있고, 배우 등 인력도 있고, 하드웨어(극장)도 갖춰져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지역 예술가들을 만나 고충을 들어보면 배우가 없다든지 예술인 수가 부족하다고 토로한다. 반대로 서울의 경우 너무 많아서 분별력이 떨어진다고 들었다. 그런 점에서 대구는 조건이 나쁘지 않다"라고 했다.

다만, 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여전한데 전반적인 예술 장르에 대한 예산 감축을 비롯한 시의 지원에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예술은 어떤 인간의 삶에 관해 얘기하고,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거나, 가령 감춰져 있던 문제를 이야기하고 또 그것에 대한 해결 방법을 제시할 수 있는 등 전반적인 인간에 대해 탐구하는 분야인데 소홀히 대해지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청년단원들을 위해 보다 내실있는 역량 강화 특강이나, 연대하고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킹 자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시에서 이러한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장에 있는 예술인들의 의견을 받아 기획할 때 참고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될거라는 것이다.

이어 예술인의 입장에서는 지자체 지원사업의 지원금에만 의존하는 것을 경계해야한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지원사업은 말 그대로 지원사업이다. 공연을 만드는 등 예술 활동을 위한 지원금이니까 그 외에 작품에 담겨야 할 것은 참여자들의 열정, 자본, 정성, 시간 등 부수적인 것들이 많이 투자돼야 한다"고 짚었다.

극단 헛짓은 다가올 대구연극제를 잘 마치는 것을 목표로 집중한다. 헛짓은 이번 연극제에 관념적인 경계를 넘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하늘 땅 별 땅'이라는 작품을 출품할 예정이다. 끝으로 그는 "단원들이 극단 안에서 많이 성장하고 표현 영역들을 넓혀갈 수 있게 길을 터주는 것을 목표로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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