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3·N수생 증가에 입시 경쟁 치열…2026학년도 대입 주요 내용은

수능 최저 적용·학생부 반영 확대
의대·무전공 변수로 예측 어려워

지난 22일 대구시교육청 행복관에서 열린
지난 22일 대구시교육청 행복관에서 열린 '2026학년도 대입 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연에 집중하고 있다. 김영경 기자

오는 28일 2025학년도 대입 추가모집이 마감되면 예비 고3들의 길고 긴 입시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 수는 45만2천738명으로 작년(41만1천751명)보다 4만여 명 늘어난다. 여기에 올해 수능 N수생은 20만명 안팎으로 25년 만에 최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마디로 올해 대입 경쟁은 어느 때보다 치열할 전망이다.

2026년도 대입에는 크고 작은 변화들이 있다. 수험생들은 이러한 변화들을 잘 숙지하고 자신에게 유리한 전략을 수립해야 원하는 대학에 조금 더 가까워질 수 있다. 지난 22일 대구시교육청에서는 지역의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2026학년도 대입 아카데미'가 열렸다. 시교육청 설명회 내용을 토대로 2026학년도 대입 주요 내용들을 살펴봤다.

◆수능 최저 적용·학생부 반영 확대

2026학년도 대입은 큰 틀에서는 전년도 대입 기조가 유지된다. 서울 15개 주요 대학의 수시와 정시 선발 비중은 각각 60%, 40%대, 지방권 대학은 80%, 20%대 수준이다. 논술 전형은 작년에 이어 확대되는 추세로, 강남대와 국민대가 올해 논술 전형을 신설하고 각각 359명, 230명씩 선발한다.

올해부터는 학생부에 기재된 학교 폭력 조치사항을 대입에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한다. 학교 폭력 가해자 조치사항에 따라 모든 대학의 수시, 정시모집 전형에서 감점하는 방식으로 처리된다. 감점 폭과 평가 방식, 처리 방식은 각 대학마다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수시에서 수능의 비중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수시모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는 대학과 전형이 증가하고 있다. 이화여대는 2026학년도부터 교과 전형에서 면접을 폐지하고 교과 100%로 선발 방식을 변경하면서 '국어·수학·영어·탐구(1과목) 중 2개 영역 등급 합 5 이내'로 최저기준을 신설했다. 경희대는 네오르네상스 전형 의약학계열에서 '수능 4개 영역 중 3개 합 4'로 최저기준을 추가한다. 이는 주력으로 준비하는 전형이 무엇이든 수능에 더욱 신경써야 함을 의미한다.

학생부를 정시에 반영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기존에 서울대와 고려대, 부산대 의예, 치의예가 정시에 학생부를 적용해 왔는데 올해부터는 성균관대 사범계열 학과, 연세대, 한양대 등도 이에 합류한다. 이러한 변화는 올해 고1부터 적용되는 고교학점제와 2028학년도 대입 제도가 맞물려 있다. 단순히 수능 성적만으로는 변별력이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수능 응시 지정 과목 폐지 경향도 두드러진다. 특히 자연계열 모집단위의 경우 수능에서 사회탐구를 인정하는 폭이 확대된다. 기존 서울 주요 대학(공대·의대 등)에서는 수능 과학탐구를 필수적으로 요구했으나 작년부터 상당수 대학들이 사탐도 허용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작년까지 과탐을 필수적으로 요구했던 고려대와 홍익대 자연계열에서도 사탐을 인정한다. 다만 특정 과목 선택 시 3~10%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도 있어 이를 고려한 지원 전략 구성이 필요하다.

이날 강연자로 나선 박성현 서울 목동고 교사는 "수능 선택과목 폐지에 따라 이과계열 진학을 노리는 수험생들이 고득점을 위해 사탐 과목을 선택하는 '사탐런' 현상이 증가할 것"이라며 "대학별 가산점 등을 고려해 자신에게 더 유리한 방향으로 탐구 과목을 선택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지난 22일 대구시교육청 행복관에서 열린
지난 22일 대구시교육청 행복관에서 열린 '2026학년도 대입 아카데미'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들이 강연에 집중하고 있다. 김영경 기자

◆의대·무전공 변수로 예측 어려워

올해도 무전공 확대가 입시의 대형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무전공은 입학 후 1학년을 거쳐 자신의 전공을 선택할 수 있는 제도로, 지난해부터 무전공을 도입하는 대학이 대폭 증가하면서 해당 전형에 대한 수험생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교육부는 2024년 무전공 확대 방안을 통해 대학이 점진적으로 무전공을 확대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대학은 무전공 유형1의 경우 2026학년도 정원의 10% 이상을 무전공으로 선발하면 인센티브를 받는다. 계열 혹은 단과대별 신입생을 선발하는 무전공 2유형을 포함하면 2026학년도 무전공 인원은 정원의 25%로 훌쩍 뛴다. 올해 입시도 무전공을 주목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다만 지난해 신설된 무전공의 경우 예년 입시 결과가 없기 때문에 수시, 정시 전형에서 합격선 예측이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2026학년도 역시 아직 많은 대학들이 2025학년도 입시 결과를 발표하지 않은 상태라 올해 수험생들도 지원 전략 수립에 상당한 혼란을 겪을 수 있다. 또 정원 내에서 무전공 선발 인원을 확보해야 하다 보니 대부분의 대학이 개별 학과의 정시 모집인원을 크고 작은 규모로 축소했다. 이에 따라 개별 학과의 입시 결과, 합격선 또한 예년과 많이 달라질 수 있어 예측이 쉽지 않다.

박 교사는 "무전공 입시 결과가 공식적으로 나오려면 6월이 돼야 한다. 그전까지는 대학별로 파편화된 정보를 얻을 수밖에 없다"며 "수험생들은 대학별 무전공 입시 결과를 꼼꼼히 챙기고 개별 학과와 무전공 학과 중 어느 곳에 지원하는 것이 나에게 유리할지에 대해 깊이 고민해 봐야 한다"고 했다.

의대 정원 변동 가능성도 주목해야 한다. 2025학년도 대입에서 많은 수험생이 '의대 정원이 늘어나 입시 결과가 하락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수시에 과감한 상향지원을 시도하면서 전반적인 수시 지원 건수가 2024학년도보다 19만 건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올해는 정원이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돼 수험생들의 지원 심리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의대 자체 의견과 정부 논의 등을 종합하면 당초 계획보다 감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고3 학부모 전희정 씨는 "전년도 입시 경향을 살펴보고 올해 어떻게 대입을 준비해야 할지 어느정도 감을 잡을 수 있었다"면서도 "의대 증원과 무전공 확대 변수로 기존 입결에서 변동이 많아 불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박 교사는 "예비 고3들은 일단 다음 달 26일에 치러지는 전국연합학력평가를 통해 자신의 실력을 가늠하고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험 결과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대입 전형과 전형별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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