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소속 정문헌 종로구청장이 제17대 국회였던 2005년 대표 발의했던 '국내 거주 외국인 등에 대한 자치구·시·군의 의회의원 및 장의 선거권 부여 특별법'이 20년 지난 최근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인 포함 외국인이 한국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지고 있는 현 상황의 '원흉'으로 지목돼서다.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외 국민의힘 전신 한나라당 소속 권오을 남경필 박승환 박재완 안홍준 원희룡 정병국 정의화 진수희 허천 황우여 당시 의원도 함께 도마 위에 올랐다.
이는 사실이 아니다. 정 구청장의 대표 발의안은 폐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이 지방선거 투표가 가능한 법안은 2005년 이강래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이 발의한 공직선거법 개정안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더불어민주당 전신이다.

26일 국회 의안에 따르면 2005년 6월29일 이 당시 의원은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제17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정개특위) 위원장 자격으로 낸 개정안이었다. 개정안은 같은 해 8월4일 공포됐다. 정개특위란 국회에 설치된 여야 협치를 위한 비상설특별위원회다.
정개특위는 개정안 발의를 위해 2005년 6월2일 선거법소위원회와 지방선거관련법소위원회를 구성했다. 각 당의 의견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출안 등을 종합 심사해 "영주체류자격 취득일 후 3년이 경과한 19세 이상의 외국인에게 체류 지역 지방자치단체 선거의 선거권을 부여한다"는 내용을 개정안에 담았다.
이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던 당시 정개특위엔 열린우리당 소속 간사였던 유시민 의원을 비롯 강기정 김선미 구논회 문병호 백원우 우윤근 이화영 최철국 의원과 한나라당 소속 간사였던 박형준 의원을 비롯 고흥길 권경석 권영세 권오을 김기현 이명규 이인기 의원이 포함돼 있었다. 비교섭단체 출신으로는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과 새천년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포함됐다.

제17대 국회 정개특위가 이와 같은 개정안을 발의한 이유는 제16대 국회부터 있었던 외국인 투표권 논의 때문이었다. 2000년 시작된 제16대 국회 때 당시 현직이었던 김대중 대통령은 '세계화'를 외쳤고 국회는 이에 발맞춘 여러 법안을 내놨다. 외국인 지방선거 선거권도 그 가운데 하나였다.
2000년 11월25일 더불어민주당 전신 새천년민주당 소속 배기선 의원은 108명 의원 동의를 받아 장기거주외국인에 대한 지방선거권 등의 부여에 관한 특례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현 상임고문인 정대철·이해찬 당시 의원이 공동발의자였고 김민석 문희상 설훈 송영길 이낙연 임종석 정동영 정세균 천정배 추미애 한명숙 한화갑 의원 등이 찬성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새천년민주당 측 노력은 번번히 법제사법위원회 반대로 본회의장을 가지 못했다.

애초 외국인 참정권 논의는 제16대 국회 이전부터 있었다. 그 기원은 1989년 열린 제2차 한일 정부 간 고위 실무자회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회의에서 당시 기준 재일교포 68만명의 법적 지위 및 사회 경제적 권익보장에 대한 문제가 논의됐다. 여기서 재일동포의 투표권이 처음 거론됐다. 참정권은 재일동포의 오랜 염원이었다.
이 회의 결과에 따라 1990년 3월 일본 법무성은 재일한국인 3세 및 그 이후의 자손에 대해서도 1세 및 2세의 '협정영주'와 같은 수준의 영주권을 자동 부여한다는 기본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지방선거 투표권은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다 다시 재논의 된 건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의 방일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와의 만남 때다. 당시 재일동포 참정권 관련 논의가 이뤄졌으나 일본 우익 성향 정당 자유민주당이 '한국이 한국 내에 거주하는 일본인에게 참정권을 부여하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재일동포에 참정권을 부여하는 것을 인정할 수 없다'는 상호주의 원칙을 강조해 무산됐다.
이에 새천년민주당은 2000년 10월 '상호주의 원칙에 한국이 먼저 부합하고자'는 취지로 '인권 향상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러면서 장기거주 외국인에 대한 지방선거권 등의 부여에 관한 특례법 제정 등에 대한 당론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특위에서 논의된 '장기거주외국인 지방선거권 부여 특례법'은 한나라당 반대로 막혔다.
새천년민주당은 포기하지 않았다. 2001년 2월 개최된 임시국회에서 '장기거주 외국인에 대한 지방선거권 등 부여 특례법안'을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를 막아낸 건 또 다시 법사위였다. 2002년 2월28일 개최된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외국인 참정권 조항은 "헌법에 위배된다'는 이유로 삭제됐다.
제17대 국회에서 통과됐지만 제17대 국회에서도 외국인 참정권 부여는 계속 반대에 부딪혔다. 2005년 6월 통일외교통상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측은 "일본과 미리 이야기해서 '우리도 할 테니 너희도 하라'는 식의 상호주의로 해야지 일방적으로 우리가 먼저 일정 기간 거주한 외국인에게 참정권을 준다는 건 곤란하다"고 했다.
그러자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우리는 주고 있는데 너희는 왜 안 주느냐는 식으로 일본 정부를 유도하기 위해 먼저 개방하자"고 했다. 당시 국회는 여당인 열린우리당을 비롯 민주노동당·새천년민주당 등 좌익 성향 정당 의석수가 과반이었다. 결국 2005년 6월29일 외국인 지방선거 선거권을 신설하도록 공직선거법이 개정됐다.
하지만 열린우리당의 의도와 달리 일본 정부는 재일동포에게 지방선거 선거권을 주지 않았다. 일본 자민당이 "외국인에게 지방선거 선거권을 주기 보단 국적법을 개정해서 귀화 요건을 완화하자. 외국인을 귀화시켜서 선거권을 주는 게 자연스럽다"고 주장해서다.
열린우리당 후신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같이 기울어진 운동장을 20년 간 바로잡지 않았다. 애초 선거권을 외국인에게 준 것부터 문제란 의견이 많다. 세계적으로 이런 사례를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유럽 일부 국가는 영주권을 가진 외국인에게 투표권을 주지만 이는 유럽연합 출신이나 연방국가 출신 등 상호주의가 적용된 국가 출신 외국인에게만 한정된다. 한국 상황과는 전혀 다르다.
그 동안 외국인 유권자는 빠르게 늘었다. 개정안이 통과된 2005년 국내 거주 외국인 영주권자는 6700여명에 불과했지만 2022년 3월 기준으로 지방선거 투표권을 가진 외국인은 12만6668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인은 9만9969명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광역자치단체 17곳 가운데 경기와 인천, 충남, 강원, 대전, 울산, 제주, 세종 등 8곳은 당선인과 2위 표 차이가 9만9969만표 이하로 집계됐다. 중국인이 이 8곳 시장과 도지사 당선을 좌지우지 할 수 있단 소리다.
지난해 캐나다 정부는 "2019년과 2021년 선거에 중국이 개입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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