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3.00%에서 0.25%p 낮춘 연 2.75%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지난달에는 환율 급등 등을 이유로 동결했다. 여전히 1,43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 부담이 있음에도 금리 인하를 한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3년여 만에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고, 1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금통위가 잇따라 금리를 낮춘 것은 금융위기 당시 6연속 인하(2008년 10월∼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경기와 성장 부진의 징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지난달 회의에서는 금리를 3.00%로 유지했다. 국내 정치 불안으로 급등한 환율 위험 등을 동결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1월 금통위 회의 이후 경기·성장 지표가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트럼프 정부가 주도하는 관세전쟁 위험도 고조됐다. 이에 따라 금리를 내리고 시중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 눈높이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6%로 내렸고, 계엄 전까지 2.0%에 이르던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평균도 최근 1.6%까지 떨어졌다.
한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끌어내렸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0.4%포인트(p)를 낮췄다.
앞서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등으로 점차 낮춰 왔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들도 미국의 관세 정책이나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해 전반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추세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p 낮췄고, 인도중앙은행(RBI)도 7일 약 5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멕시코중앙은행(Banxico) 역시 6일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위협 속에 4년여만에 빅컷(0.50%p 인하)을 단행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에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는데 한은만 계속 내리면,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와 함께 환율과 물가가 뛰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이날 인하로 미국(4.25∼4.50%)과 금리 차이는 1.50%p에서 1.75%p로 다시 벌어졌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을 크게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 상승과 함께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질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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