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은, 기준금리 0.25%p 인하…연 3.00→2.75%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25일 한은 금통위는 올해 두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연 3.00%에서 0.25%p 낮춘 연 2.75%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했지만, 지난달에는 환율 급등 등을 이유로 동결했다. 여전히 1,43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 부담이 있음에도 금리 인하를 한 것은 그만큼 한국 경제가 좋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금통위는 작년 10월 기준금리를 0.25%p 낮추면서 3년여 만에 통화정책의 키를 완화 쪽으로 틀었고, 11월에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추가 인하를 단행했다.

금통위가 잇따라 금리를 낮춘 것은 금융위기 당시 6연속 인하(2008년 10월∼2009년 2월) 이후 처음으로, 그만큼 경기와 성장 부진의 징후가 뚜렷해졌기 때문이다.

금통위는 지난달 회의에서는 금리를 3.00%로 유지했다. 국내 정치 불안으로 급등한 환율 위험 등을 동결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1월 금통위 회의 이후 경기·성장 지표가 예상보다 더 나쁜 것으로 속속 확인되고, 트럼프 정부가 주도하는 관세전쟁 위험도 고조됐다. 이에 따라 금리를 내리고 시중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본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외 기관의 올해 한국 경제 성장 눈높이도 계속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 11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1.6%로 내렸고, 계엄 전까지 2.0%에 이르던 해외 투자은행(IB)들의 평균도 최근 1.6%까지 떨어졌다.

한은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9%에서 1.5%로 끌어내렸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1.5%로 제시했다. 지난해 11월 전망보다 0.4%포인트(p)를 낮췄다.

앞서 한은은 올해 전망치를 지난 2023년 11월(2.3%) 이후 지난해 5월(2.1%), 11월(1.9%) 등으로 점차 낮춰 왔다.

최근 세계 여러 나라들도 미국의 관세 정책이나 경기 침체 등에 대응해 전반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는 추세다.

호주중앙은행(RBA)이 지난 18일(이하 현지시간) 4년여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0.25%p 낮췄고, 인도중앙은행(RBI)도 7일 약 5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멕시코중앙은행(Banxico) 역시 6일 트럼프 정부의 관세 부과 위협 속에 4년여만에 빅컷(0.50%p 인하)을 단행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관세 인상에 따른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 등에 금리 인하를 머뭇거리는데 한은만 계속 내리면,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와 함께 환율과 물가가 뛰고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걱정도 있다.

이날 인하로 미국(4.25∼4.50%)과 금리 차이는 1.50%p에서 1.75%p로 다시 벌어졌다. 원론적으로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을 크게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있다. 원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입물가 상승과 함께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도 커질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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