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재자는 누구? 마크롱 "푸틴" VS 트럼프 "젤렌스키"

양국간 우호적 분위기 속 우크라전엔 극명한 이견 표출
마크롱 '美 후방지원 공개 언급' 유인, 트럼프는 회피
"종전협상에서 유럽과 우크라 배제해선 안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이스트룸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럽은 트럼프식 일방적 종전 협상을 원하지 않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전쟁이 만 3년이 되는 날인 2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간 정상회담이 열렸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등 핵심 현안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며, 긴장감도 흘렀다. 종전 협상에 임하는 미국과 유럽 간의 간극을 그대로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마크롱 "푸틴은 독재자", 트럼프 "아냐"

마크롱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전에서 할 말은 다 했다. 둘의 인식차가 극명하게 드러난 건, 우크라이나 전쟁을 시작한 장본인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에 대한 평가에서 출발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유럽 정상 중 처음으로 미국을 찾은 마크롱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에서 "침략자는 러시아"라고 규정했다. 그는 "침략자는 러시아이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은) 러시아의 책임"이라고 못 박았다. 이어 "종전 협정은 우크라이나의 항복을 의미해서는 안되며, 안전에 대한 보장 없는 휴전을 뜻해서도 안된다"며 "평화는 우크라이나의 주권을 감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25년째 통치를 하고 있는 푸틴 대통령을 독재자로 규정하기를 재차 거부했다. 그는 회담에 앞서 한 기자가 '독재자'라는 표현을 푸틴 대통령에게도 쓰겠냐고 질문하자 "난 그런 단어를 가볍게 쓰지 않는다"라고 반발했다.

평소 푸틴 대통령과 친분을 과시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에도 여러 번 '푸틴 대통령이 독재자냐'는 질문에 답변을 하지 않은 전력이 있다.

◆트럼프 "독재자는 젤렌스키", 유럽 "당혹"

트럼프 대통령은 희토류 등 광물 협정 체결을 거부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로 최근 칭한 바 있다. 그는 지지율이 4%에 불과하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쟁을 이유로 대통령 선거를 연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더불어 "전쟁의 책임 또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있다"고 주장하며 유럽 동맹국들에 당혹감을 안긴 바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는 미국과 유럽이 동맹가치에 대한 의견을 같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이익을 보다 우선시하다 보니 현안 해결에 대한 해법이 다를 수밖에 없다. 마크롱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종전 협상에 있어 유럽과 우크라이나를 뒷전에 둬서는 안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마크롱의 직격 발언은 러시아와 직거래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을 바로잡고, 종전 협상에 있어 당사국인 우크라이나와 우크라이나를 지원해온 유럽 동맹국을 배려해 줄 것을 설득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마크롱 대통령은 아울러 이날 종전 시 평화유지군 파병 등 유럽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안보 보장에 대한 미국의 '후방 지원' 여부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공식적인 인정을 끌어내려 시도했다. 그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협정을 위반한다면 이는 유럽과 충돌하는 것"이며 "외견상으로 미국과도 충돌하는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의 이런 발언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긍정도, 부정도 않은 채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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