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뿐 아니라 일본 프로야구단들도 일본 오키나와에 스프링캠프를 차리는 경우가 적잖다. 삼성 라이온즈 역시 20년째 오키나와 온나손을 찾고 있다. 다만 예상보다 좋지 않은 날씨가 변수. 삼성이 이번에 괌에서 1차 훈련 후 오키나와를 찾은 이유다.
일본 남녘에 자리잡은 오키나와는 겨울에도 춥지 않아 휴양지로 잘 알려진 곳. 2월이면 한국은 아직 추울 때다. 기습 한파라도 몰아치면 내복을 찾아야 할 정도다. 하지만 오키나와는 이맘때 기온이 대략 14~20℃. 이 때문에 새 시즌을 준비하는 야구 팀들이 몰려든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삼성뿐 아니라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 KT 위즈, SSG 랜더스 등이 오키나와 여기저기에서 훈련 중이다. 한신 타이거스, 주니치 드래곤스, 니혼햄 파이터스 등 일본 구단들도 수 년째 오키나와의 단골 손님들이다.
이들은 이곳에서 땀을 흘리며 새 시즌을 준비한다. 여러 구단이 몰려 있다 보니 연습 경기 상대를 찾기도 수월하다. 오키나와도 이들이 반갑다. 각 구단이 오키나와에서 수억원을 쓰니 지역 경제에도 보탬이 된다. 관광 자원 역할도 한다. 오키나와에선 이들이 머문 곳과 인근 관광지 등을 엮은 안내 책자를 별도로 발간할 정도다.


하지만 모든 게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날씨가 문제. 한국보다는 낫다 해도 선수들이 마음 편히 훈련하기엔 다소 쌀쌀하다. 지난해도 이맘때 비가 잦고 한기가 돌아 실내 연습장을 활용하는 경우가 잦았는데 올해도 따뜻하다 하긴 힘들다.
예전에 삼성은 괌에서 1차 훈련 뒤 오키나와에서 2차 훈련을 진행했다. 하지만 8년 전부터는 괌을 거치지 않고 오키나와에 바로 여장을 풀었다. 짐을 꾸렸다 다시 푸는 수고는 덜었다. 그러나 최근 오키나와 날씨는 그리 만족스럽지 않았고, 이번에 다시 괌을 찾았다.
괌은 연중 기후가 따뜻한 데다 전지훈련에 필요한 시설들이 갖춰진 곳. 삼성은 1월 22일부터 2월 4일까지 괌의 파세오 스타디움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다. 바꾼 선택은 성공이었다. 박진만 감독은 "훈련 기간 낮에 비가 내린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습한 느낌도 없었다. 날씨가 좋아 나도, 선수들도 모두 만족스러웠다"고 했다.

따뜻한 곳에서 부상에 대한 염려 없이 몸을 만든 선수들은 지난 5일부터 오키나와에서 훈련하고 있다. 훈련 사이사이 국내 또는 일본 구단들과 연습 경기를 치르며 훈련 성과를 확인하고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다만 날씨는 올해도 그리 좋진 않다.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 경기도 비로 취소됐다.
25일 삼성은 SSG와 연습 경기를 치렀다. 26일 훈련이 예정돼 있었으나 이날 경기 후 하루 쉬기로 방침을 바꿨다. 5대0으로 이기는 등 경기 내용과 결과 모두 좋았던 것도 있지만 날씨 탓에 선수들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계획을 변경했다.
선수들에겐 갑자기 생긴 휴식일이 반갑다. 스프링캠프가 막바지여서 힘든 상황인지라 더 꿀맛같은 시간. 좋지 않은 날씨가 도움을 줄 때도 있다. 다만 취재진들은 난감해졌다. 휴식일엔 선수들을 방해하지 않는 게 불문율. 인터뷰 계획도 모두 헝클어졌다. 다들 사색이 돼 다른 기삿감을 찾기 위해 분주해졌다. 오키나와에서 채정민 기자 cwolf@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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