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나갤러리가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펼쳐보이는 두 도예가의 개인전을 3월 3일부터 9일까지 연다. 조형미와 실용성 모두를 갖춘 작품들이 전시장을 채운다.
◆'어린 왕자' 재해석한 조명등 작품
소행성의 표면, 바오밥 나무 아래에 선 어린 왕자. 표정이 없는 어린 왕자 옆에 호랑이 한 마리가 서 있다. 또 다른 작품에는 무언가를 그리워하는 듯 고개를 들고 올려다보는 여우의 모습이 보인다.
조하나 작가의 주요 작업 소재는 이처럼 동화 '어린 왕자'에 나오는 요소들이다.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돼서까지 그에게 큰 감동을 준 스토리였기에, 작품으로 탄생시키고자 마음 먹은 것.
다만 그의 작품 속 어린 왕자는 기존에 우리가 생각하는 모습과 조금 다르다. 어린 왕자에 호랑이가 등장했던가?
작가는 "어린 왕자를 모티프로, 나의 상상과 재해석이 더해진 작품"이라며 "여우와 헤어진 어린 왕자가 사막을 지나 동양에서 하얀 호랑이를 만나 뛰는 법을 배워, 이 산 저 산 함께 돌아다닌다는 나만의 새로운 얘기를 써내려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어린 왕자와 여우의 표정을 없앤 것은 관람객들이 자신의 감정을 투영해 작품을 감상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의 작품은 실생활에 활용 가능한 조명등으로, 도예의 미(美)뿐 아니라 실용성도 갖췄다. 도자에 별모양이나 작은 원 구멍을 뚫어, 내부에 조명을 넣으면 마치 오로라 같은 빛이 공간 전체에 퍼져나간다.

수성구 만촌동에서 '토몽(土夢)' 공방을 운영 중인 조하나 작가는 2009년, 우연히 아이의 도예 체험에 함께 갔다가 흙에 매력을 느끼고 본격적으로 도예를 배우기 시작했다. 어릴 적 고향 청송의 야산에서 백자토의 촉감이 특별하게 다가왔던 기억도 떠올랐다. 그렇게 시작한 것이 벌써 15년을 훌쩍 넘었다.
"그 때 유치원생이었던 아이가 지금 대학생이 돼 엄마를 응원해줘요. 도예를 한창 배울 땐 얼마나 즐거웠던 지 결석 한 번 하지 않았죠. 얼마 되지 않아 공방을 열고 나만의 작품을 만들고자 부단히 노력해왔어요."
공방에 가마가 있으니 그에겐 도전의 길이 활짝 열려있었다. 만들다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굽다가 깨져도, 실패가 아니었다. 오히려 깨진 조각이 새로운 작품의 출발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긍정적이고 쾌활한 성격이기에, 그의 공방은 항상 수강생을 비롯한 사람들로 넘쳐난다. 공방을 찾은 이들을 빈 손으로 돌려보내지도 않는다. 컵이나 그릇 등 생활도자들을 주변에 선물할 때 큰 행복을 느낀다고.
그는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앞으로도 자유분방한 실험을 지속하며 창작과 나눔의 기쁨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그의 어린왕자 시리즈를 비롯해 생활도자 100여 점을 만나볼 수 있다.


◆도자 위 그려진 정겨운 드로잉
매끈하지 않고 울퉁불퉁한 표면, 그 위를 수놓은 멋부리지 않은 담백한 그림.
조유종 작가의 작품은 손의 온기가 그대로 담겨 있다. 화병이나 컵, 쟁반, 그릇 등 생활도자 위주로 제작하는 그는 대부분의 작품을 물레가 아닌 수작업으로 빚어낸다. 진심을 다해 흙을 만지고 고민하며 결국 하나의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과정이 고스란히 묻어 있다.
하늘 아래 같은 사람이 없듯, 그의 모든 작품도 다른 모양과 그림을 품은, 세상에 하나 뿐이어서 더욱 특별하고 정감 간다.
특히 그의 작품 속에 그려진, 그가 그린 독창적인 드로잉은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들꽃과 부엉이, 닭 등 자연의 모습이 정감 있게 그려져 있는데, 그가 가창 동제미술관에 자주 머물며 관찰하고 마음에 새긴 풍경들이다. 화려한 기교나 색채 없이 그려낸 드로잉은 어딘지 모르게 정겹고 따뜻한 느낌을 준다.

초등학생 때 도예부 활동을 하며 흙 만지는 것에 남다른 매력을 느꼈던 그는 결국 다시 흙 앞으로 돌아와 앉았다. 5년 전 본격적으로 다시 도예를 배우기 시작하며 자신만의 작업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그의 차분하고 진중한 성격은 도예와 찰떡이었다. 그는 "가끔 물레 작업을 병행하는 데, 물레의 속도에 맞추지 않고 욕심을 내다간 원하는 모양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며 "삶을 순리대로 흘러가듯 살아야 하는 것처럼, 작업도 흙과 소통하며 물레의 속도에 맞춰야 좋은 작품이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도자에 그림을 그릴 때는 캔버스와 달리 마음에 들지 않으면 지우고 다시 그리면 되는데, 이것이 오히려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는 좋은 계기가 됐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머릿속에만 있던 것들을 바깥으로 표현하는 것에 큰 흥미를 느끼고,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고 있습니다. 내 안의 것을 밑천이 드러날 때까지 죄다 꺼내보이고 나면, 어느 방향으로 나만의 작업을 해나가야 할 지 길이 보이지 않을까요."
전시장에는 작가의 도예 작품뿐 아니라 평면 드로잉 수 점도 전시된다.
댓글 많은 뉴스
홍준표 "조기 대선 시 시장직 사퇴…내가 집권하면 TK현안 모두 해결"
[단독] 국가보안법 전과자, 국회에 몇 명이나 있을까?
한동훈 "기꺼이 국민 지키는 개 될 것"…이재명 '개 눈' 발언 맞대응
김병주, '尹 참수' 모형칼 들고 활짝…논란되자 "인지 못했다" 해명
尹 대통령 지지율 48.2%…국힘 43.5%·민주 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