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주택가에 군용기 추락…46명 사망

내전으로 폐허가 된 수단 하르툼의 주택가. AP=연합뉴스

수단의 수도 하르툼 인근에서 군용기가 주택가에 추락해 최소 46명이 사망했다.

26일 수단 정부군에 따르면 전날 하르툼과 맞닿은 수단 제2도시 옴두르만의 와디 세이드나 공군기지 인근에서 구소련제 안토노프 군용기가 이륙하던 중 추락했다.

수단 보건부는 애초 사망자를 최소 19명이라고 발표했었지만, 최종 집계 결과 46명이 숨지고 10명이 다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정정했다.

이번 사고는 특히 군용기가 주택가에 떨어지면서 인명 피해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보건부는 항공기가 옴두르만 카라리 지구의 민간인 주택가로 추락했다고 밝혀 지상에서 사망자가 발생했을 가능성을 암시했다.

목격자들은 남쪽으로 날아가던 비행기가 기지 인근 주택가에 떨어졌고, 집 여러 채가 파손되고 주변 일대가 정전됐다고 말했다.

정부군은 "부상자들은 병원으로 옮겨졌고 소방팀은 추락 현장의 화재를 진압했다"고 밝혔으나 추락 원인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익명의 군 소식통은 AFP 통신에 기술적 고장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지난 20년간 북아프리카에서 발생한 가장 치명적인 비행기 추락 사고 중 하나라고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번 사고는 2023년 초부터 수단 정부군과 내전을 벌이는 반군 신속지원군(RSF)이 남다르푸르주의 주도 니알라에서 전투기를 격추했다고 밝힌 지 하루만에 발생했다.

수단은 군부와 악명 높은 준군사 조직 신속지원부대(RSF) 간 긴장이 전면전으로 폭발하면서 내전 상태에 빠졌다.

1956년 독립 이후 잦은 내전과 정치 불안을 겪는 수단에서 2023년 4월 15일 정부군과 RSF의 무력 충돌이 발발하면서 또다시 내전이 발생한 것이다.

다르푸르 서부 지역 대부분을 통제하는 RSF는 지난 24일 남다르푸르주 주도 니알라에서 군용기를 격추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군부 최고지도자 압델 파타 부르한 장군과 준군사조직이었던 RSF의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권력투쟁을 벌이는 것이 내전의 원인으로 꼽힌다.

이후 RSF는 서부 다르푸르 일대를 거의 장악했으나 최근 들어 중부와 동부 지역에서 정부군에 밀리며 타격을 입었고, 정부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니알라 등을 폭격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