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따뜻해서 그나마 밥 먹기가 수월해요"
26일 경북 포항 대잠동 일원에 조성중인 '힐스테이트 더샵 상생공원(이하 상생공원)' 2단지 건설이 한창 진행 중인 현대엔지니어링 현장에서 만난 외국인 근로자 A씨는 지나는 차량의 먼지를 뒤집어쓰며 식사하면서도 "밥은 드실만 하시냐?"는 질문에, 서툰 한국어로 '안 추워서 다행'이라는 얘기부터 했다.
잠시였지만 바람도 꽤 불어 대화를 나누는 사이에도 먼지가 입으로 빨려 들어갔다.
이곳은 레미콘과 공사관계자 차량들이 끊임없이 지나는 길목이지만, 점심시간만 되면 외국인 근로자들의 식당이 된다.
매일신문 취재진이 현장을 찾은 26일은 다행이 날씨가 풀려 추위는 없었지만 지난주만 해도 차가운 바람과 싸우느라 밥 먹기가 쉽지 않았다고 했다.
A씨는 "매끼니 때마다 밥을 주긴 해서 좋긴 한데 너무 춥다"면서 "먼지도 없고 따뜻한 식당으로 향하는 한국 사람들이 부럽다"고 했다.
이날도 이들이 지나는 차량에서 뿜어나오는 먼지와 추위를 등지고 식사하는 사이, 원청사 등 한국인 직원들은 인근 식당을 찾아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공사 관계자들은 근로자들의 식사공간 확보를 위해 혹한기(혹서기) 때는 산업안전보건관리비로 천막과 난로 등을 설치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입을 모았지만, 이곳에서는 외국인 노동자들의 편의를 위한 최소한의 보호장치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들이 식사할 공간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다. 현대엔지니어링 사무실 내 안전교육장을 점심시간 이들에게 내어줄 수도 있지만 사측은 교육 등을 이유로 개방하지 않고 있다.
이곳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이 길을 지날 때마다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데 (위에서) 공사장 공간이 비좁아 저렇게 한다는 데 우리가 따질 힘이 있나"라며 "요즘 같은 시대에 먼지 바닥에 앉아 식사하게 하는 곳은 이곳 현장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원청사 관계자는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전반적인 관리 사항은 하도사에서 하고 있어서 파악을 잘 못했다"면서 "만약에 이 같은 사실이 맞다면 분명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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