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대한 위상을 높이고, 유럽(EU)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 내에서 돈과 권력을 다 가진 머스크에 반감이 커지자, 방패막이 역할을 자처했다. 또, 집권 2기 첫 각료회의를 통해 유럽(EU)에 대해 자동차 등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곧 시행할 것을 결의했다.
◆"모든 부처에 DOGE 대표 파견"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모든 정부 부처에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DOGE의 대표를 파견하도록 지시했다. 머스크가 대규모 연방 정부 예산 지출 삭감·동결, 연방 공무원 해고 등을 주도하면서 월권 논란을 받고 있는 가운데 힘을 실어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DOGE의 비용 효율성 이니셔티브 실행'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행정명령은 DOGE 대표를 전 정부 기관에 파견하도록 하고 있다. 이들 대표는 각 부처 지도부와 협력해 정부 지출이 투명한지 여부를 점검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은 DOGE 대표에 모든 지출에 대해 서면으로 간략하게 정당한 사용 이유를 제출해야 한다. 더불어 DOGE에 회의, 출장 비용 등을 월별로 보고해야 하며, 이날부터 30일간 정부 부처에서 사용되는 모든 법인카드는 사용이 동결된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모든 정부 부처에 파견되는 것을 두고, 과거 소련 공산당의 정치위원(commissar)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첫 내각 회의에 회의 멤버가 아닌 머스크를 불러 각 부처 장관 앞에서 "일론에 대해 불만 있는 사람이 있느냐"고 말하기도 했다.

◆EU는 미국 갈취하려 탄생, 25% 관세 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집권 2기 첫 각료회의에서 유럽연합(EU)을 "미국이 가진 것을 뜯어먹으려고(screw) 태동한 조직"이라고 폄훼하면서, 자동차를 포함한 유럽산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 부과 방침을 곧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각료회의를 개최하면서 EU에 대해 부과할 관세율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리는 결정을 내렸다"며 "우리는 그것을 매우 조기에(very soon)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것은 일반적으로 말해 25%가 될 것"이라며 "자동차와 모든 것들에 부과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현재 미국은 EU 승용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EU는 미국산 승용차에 10%를 부과하고 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나 다름없다'고 주장하는 부가가치세의 경우 유럽은 최소 17.5%에 이른다.
트럼프 대통령은 "EU는 캐나다와는 다른 종류의 케이스"라며 "(유럽은) 정말로 (미국을) 이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들은 우리 자동차와 농산물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3천억달러(실제로는 작년 미국 통계 기준 2천356억달러)의 대(對)EU 무역적자가 있다"고 소개한 뒤 "솔직해지자. EU는 미국을 뜯어먹기 위해 형성됐다"고 비판했다.
2차대전 연합국 승리를 주도한 미국은 전후 유럽을 경제·안보상으로 지원하면서 유럽의 통합을 지지해 온 입장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 통합 노력의 성과인 EU를 미국을 착취하는 조직으로 간주하는 시각을 이날 여과 없이 드러낸 셈이었다.
댓글 많은 뉴스
한동훈 "기꺼이 국민 지키는 개 될 것"…이재명 '개 눈' 발언 맞대응
무더기 '가족 채용'에도…헌재 "선관위 독립성 침해 안돼"
이재명 "계엄 당시 아무도 없는데 월담? 아내가 사진 찍어줬다" 尹측에 반박
중국인도 투표 가능한 한국 선거…누가 시작했나
尹 대통령 지지율 48.2%…국힘 43.5%·민주 3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