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이 파국으로 끝난 다음날에도 우크라이나의 역경에 대해 걱정하는 입장을 냈다.
1일(현지시간)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전쟁 중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우크라이나의 목소리가 들리고 누구도 잊지 않는 것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국민은 자신들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 그들의 요구가 모든 나라와 세계의 모든 구석에서 대변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공개적으로 격렬한 설전을 벌인 끝에 예정됐던 광물 협정이 무산되는 파국을 맞았다. 서로는 서로의 말을 끊어가며 언성을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무례하다", "고마워할 줄 모른다" 등의 비난을 쏟아냈지만 젤렌스키 대통령도 물러서지 않고 자기 입장을 반복해서 주장했다.
게다가 젤렌스키 대통령의 복장에 대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보이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군 작업복과 유사한 카고 바지에 전투화 차림으로 회담에 참석해 통상적인 정장 차림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트럼프는 "잘 차려입었다"라며 비꼬는 듯한 언사를 하기도 했다.
미국 취재진에서도 정장 차림이 아님을 꼬집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끝난다면 복장을 갖춰입겠다. 아마 당신과 비슷하거나 더 좋은 걸 입게 될 수도 있겠다"고 응수하기도 했다.
회담 다음 날 나온 젤렌스키 대통령의 언급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우크라이나의 상황과 요구가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거나 제대로 논의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럽을 중심으로 각국 정상과 정치인들은 일제히 젤렌스키를 응원하고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감사를 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엑스에서 각국 지도자들이 보낸 약 30개의 지지 메시지에 개별적으로 "지지해줘서 감사하다"고 답글을 남겼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의회, 미국 국민들에게도 우크라이나를 지지해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정의롭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원하며, 우리는 바로 그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장관도 이날 유럽 각국 외교장관들에게 연이어 감사 메시지를 전하며 국제적 지지 확보에 나섰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주고받고 빈손으로 백악관을 나선 뒤에도 관계 회복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전날 회담 이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당연히 미국과의 관계 회복이 가능하다고 믿는다"면서도 "우리는 매우 정직해야 한다. 우리가 나쁜 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며 사과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다만 그는 "이런 일이 기자들 앞에서 벌어진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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