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품·외식업계에서 제품과 메뉴 가격 인상이 지속되면서 장바구니 물가 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3월에도 주요 식품·외식업체들이 연달아 가격을 인상하면서 비용 부담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의 시름 또한 깊어지고 있다.
2일 식품·외식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는 전날인 1일부로 빵과 케이크 110여 종의 가격을 약 5% 인상했다.
이에 따라 데일리우유식빵은 3천600원, 단팥빵은 1천900원으로 각각 100원씩 올랐다. 부드러운 고구마라떼 케이크는 3만→3만1천원으로 1천원 인상됐다.
지난달엔 SPC그룹 산하의 파리바게뜨와 던킨이 제품 가격을 약 6%씩 올렸고, 삼립 역시 주요 제품인 포켓몬빵과 보름달 등의 가격을 100원씩 인상해 뚜레쥬르 또한 빵 가격 인상 행렬에 합류했다.
원두 가격이 오르면서 커피 가격 인상도 계속되고 있다.
네스프레소는 전날 캡슐 커피 가격을 1개당 최대 81원 인상했고, 배스킨라빈스는 4일 아메리카노 가격을 400원 올릴 예정이다.
저가 커피 브랜드 더벤티도 같은 날인 4일 아이스 아메리카노(벤티 사이즈) 가격을 200원 인상한다.
앞서 지난 1월 스타벅스 코리아가 톨 사이즈 음료 22종 가격을 200∼300원 인상하고, 이에 같은 달 할리스와 폴바셋도 메뉴 가격을 올렸다.
지난달엔 컴포즈커피가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디카페인 아이스 아메리카노 가격을 각각 300원씩 높이는 등 가격 인상을 단행한 바 있다.
커피뿐 아니라 주류 가격 인상 역시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 1일 맥주 가격을 최대 20% 올렸다. 편의점 기준으로 아사히 수퍼드라이 캔제품(500㎖)은 4천900원으로, 병제품(640㎖)은 5천400원으로 각각 400원, 900원 인상됐다.
이 외에 빙그레는 전날부터 더위사냥, 붕어싸만코 등 아이스크림 제품과 커피, 음료 일부 가격을 200∼300원 올렸다.
웅진식품도 같은 날 하늘보리(500㎖) 등 차음료 제품 가격을 10% 인상했고, 자연은 시리즈와 초록매실(500㎖) 제품 가격을 9.3% 올렸다.
가공식품과 외식 메뉴 가격 인상이 이어지자, 농림축산식품부는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해 달라고 협조를 요청해 왔다.
송미령 장관은 지난달 11일 식품사 17곳 대표, 임원과 만난 자리에서 "식품업계의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것을 이해하고 있지만, 어려운 때를 다 같이 극복한다는 입장에서 생각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박범수 차관 또한 지난달 25일 외식업계 간담회를 열어 "물가로 논란도 많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고자 뵙자고 했다. (업체의) 수익이 줄어 가격을 올리고, 이에 소비가 줄어드는 '악순환'으로 인해 외식업계 전체가 불황의 늪에 빠질 것이 제일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부의 반복되는 요청에도 식품·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움직임은 쉽게 누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식품·외식기업은 식재료 대부분을 수입하고 있다. 그래서 환율이 오르면 그만큼 원가 압박이 커지게 되는데 최근 커피 원두, 코코아 등 일부 식재료 가격이 급등했고, 원·달러 환율 상승 여파로 수입 단가 또한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식자재뿐 아니라 포장재 가격도 너무 많이 올랐고, 에너지 비용, 물류비 상승 등도 이중, 삼중으로 겹쳐 어려움이 크다"고 호소했다.
그런가 하면 소비자단체에선 먹거리 물가 상승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가격 인상 움직임이 더 심해질지 걱정된다. 환율 상승으로 기업의 어려움이 커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하지만, 물가 상승에 편승하는 부분이 없는지 감시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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