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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호실적에도 기대감은 떨어져…AI 투자 얼어붙나

엔비디아 젠슨황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엔비디아 젠슨황 최고경영자(CEO). 연합뉴스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실적을 발표한 이후 AI 관련 투자심리가 얼어붙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AI 칩 수요는 감소하지 않았으나 저비용·고성능 AI 딥시크 등장과 관세 및 수출 규제 리스크 등이 맞물리면서 성장이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호실적에도 기대감은 어 떨어져

3일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지난 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 393억3천만달러(약 56조원)의 매출과 0.89달러의 주당 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데이터센터 AI 칩 매출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급증하면서 호실적을 이끌었다.

매출과 주당 순이익 모두 시장 예상치보다 더 높았다. 이번 분기(2∼4월) 매출은 처음 400억달러를 넘어 430억달러 안팎에 이를 것으로 엔비디아는 예상했다.

다만 이익률(총마진·GPM)이 부각되면서 실적 발표 다음 날인 지난달 27일 엔비디아 주가는 8.48% 급락했다. 다른 반도체주 주가도 줄줄이 큰 폭으로 내렸다. 엔비디아는 올해 2∼4월 이익률이 70.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이는 전년 회계연도의 75% 총마진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최신 그래픽처리장치(GPU) 블랙웰 공급이 확대되면 총마진이 연내 70% 중반대로 개선될 수 있다고 엔비디아 측은 강조했으나 시장은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딥시크 등장 이후 AI 인프라 투자에 대한 회의론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블랙웰 양산 비중 확대에 따른 수익성 하락"이라며 "미국 팹(공장) 양산과 높은 원가 구조라는 해결이 힘든 원인을 내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블랙웰은 공급 제약으로 인해 수요를 전부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따라서 제조 효율 증대를 위한 비용 증가로 인해 이익률이 낮아졌고, 이는 다음 분기에도 이어질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도 "딥시크 등장 후 초고성능 GPU 수요와 엔비디아 독점력에 대한 의구심이 생겼고, 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 정부의 반도체 수출 규제 압박이 강해지는 점도 엔비디아 성장 전망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짚었다.


◆ 커지는 불확실성…HBM에도 악영향?

이런 상황에서 점차 GPU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으면서 올 하반기부터 엔비디아 성장이 점차 둔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블랙웰 수요 강세로 외형 성장이 지속될 가시성은 크다"면서도 "제품 제조와 유통 과정에서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하는 비중이 점차 커져서 관세 정책 불확실성에 노출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짚었다.

엔비디아의 성장이 둔화하면 엔비디아 AI 칩 공급망에 속한 SK하이닉스, TSMC 등 글로벌 반도체 업체도 영향권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공급하면서 지난해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온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에는 실적이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 분기보다 21.97% 감소한 6조3천68억원이다. 1분기 감익의 주요인으로는 고객사들이 연말 재고 소진 후 주문을 줄이는 업계 비수기와 전방 IT 수요 부진에 따른 레거시(범용) 메모리 출하량 감소 등이 꼽힌다.

고부가 제품인 HBM은 실적을 방어하고 있으며 올해도 고성장이 기대되지만, 지난해 가팔랐던 성장률은 올해 다소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밖에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반도체 업계 수익성에 영향을 미칠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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