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퓨터 기술이 산업을 넘어 국가 패권을 좌우하는 핵심 자산으로 주목받으면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치열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중 양강구도
세계 첨단산업의 패권을 쥔 미국은 양자컴퓨터 기술 육성을 전략 과제로 인식하고 빅테크를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지속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미 정부는 지난 2018년 국가 양자 이니셔티브법을 제정 재정적 지원의 근거를 마련했다.
이어 지난해 미 상원은 5년간 25억 달러 규모의 에너지부 양자 리더십 법안을 마련했다 . 연구개발과 인력 양성, 인프라 구축 등 양자컴퓨터 산업 생태계를 마련한다는 취지다. 또 양자 암호 통신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보안 통신 채널을 확보하고, 양자 컴퓨터 제조 시설 및 연구 개발 센터 등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내수 제조 역량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 역시 군사과학기술의 핵심으로 인공지능(AI)과 함께 양자컴퓨터 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향후 지원책이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 대한 견제도 강화하는 추세다. 미국 정부는 수출통제 목록에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필요한 핵심 장비를 포함시켜 대중(對中)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알리바바, 바이두를 비롯한 중국 기업들이 양자컴퓨터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중국은 정부 주도의 연구개발을 통해 미국과 '양강구도'를 형성한다는 전략을 추진 중이다. 2020년 양자컴퓨터 '지우장' 개발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105큐비트 양자컴퓨터 프로세서 '쭈층즈(祖沖之) 3.0'을 공개하며 구글 양자 칩 '윌로우'와 맞먹는 성능이라고 주장하며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EU·日에도 뒤쳐지는 한국
유럽연합(EU)의 경우 양자컴퓨터를 포함한 양자 기술 분야에서 선도적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 '퀀텀 플래그십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해당 프로젝트에 10년간 약 10억 유로의 예산을 투입해 기술적 우위를 확보하고 유럽 최초의 양자컴퓨터를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일본은 양자기술이 직면한 문제점을 도출하고 지속가능한 사회·경제·환경을 조성한다는 '양자 미래산업 창출 전략'을 수립했다. 최근 가시적인 성과도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 1일 닛케이는 일본 분자과학연구소와 히타치제작소, 오사카대 등이 개발한 신형 양자컴퓨터가 연내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이화학연구소와 후지쓰 등이 개발한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를 이미 가동하고 있다. 일본 국립 연구기관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는 미국 인텔과 차세대 양자컴퓨터 개발을 진행 중이다.

한국은 양자컴퓨터 기술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작년 발표한 주요 12개국 양자컴퓨터 기술 수준 평가에 따르면 한국은 2.3점에 그치며 최하위를 기록했다. 양자 통신 부문에서도 미국이 84.8점, 중국은 82.5점을 받았으나 한국은 2.9점에 머물렀고, 양자 센싱도 한국은 2.9점을 기록했다.
우리 정부는 양자 기술에 대한 정책적 지원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양자과학기술 및 양자산업 육성법을 제정하고 올 1분기 중 범부처 기구인 양자전략위원회가 출범한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은 "다른 국가의 사례를 보면 성과가 없던 30년 전부터 양자 기술에 대한 지속적 투자를 이어왔다. 인공지능(AI) 투자금이 줄었던 시기에도 투자를 지속한 국가가 기술 주도권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투자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기술 격차가 있지만 추격을 위한 혁신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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