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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 양자컴퓨터] 빅테크 참전으로 상용화 앞당기나

아마존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자체 양자컴퓨터 칩
아마존이 지난달 27일(현지시간) 공개한 자체 양자컴퓨터 칩 '오셀롯'(Ocelot). 로이터연합뉴스

인공지능(AI) 시대 혁신을 가속화 할 양자컴퓨터 기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기존 컴퓨터 연산의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등장에 세계 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자컴퓨터 기술은 압도적인 연산력을 기반으로 과학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금융과 기후변화, 통신, 우주탐사, 국가안보까지 사실상 전 영역에 걸쳐 혁신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AI 시대를 선도하는 빅테크 기업들이 양자컴퓨터 경쟁에 참전하면서 기술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특성 비교. 매일신문
기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의 특성 비교. 매일신문

◆ 한계를 넘는 양자컴퓨터

양자컴퓨터는 양자 고유의 성질인 중첩, 얽힘 등을 활용해 기존 컴퓨터의 한계를 뛰어넘는 기술을 뜻한다.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해 생산성을 높이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하는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양자컴퓨터의 정보 기본 단위는 '큐비트'(Qubit)다. 0과 1 둘 중 하나의 상태로 존재하는 비트와 다르게, 두 가지 정보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정보의 처리가 유연하고 특정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존의 컴퓨터에 비해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 지난해 구글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기존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 24승·septillion)년에 걸쳐 푸는 문제를 양자컴퓨터는 단 5분 만에 계산할 수 있다.

양자컴퓨터는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가능하다. 화학, 소재, 바이오 등의 경우 양자컴퓨터가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 과정에 투입되는 시간을 절감하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학계에서는 관련 기술 개발로 신약 개발, 신소재 개발이 한층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 분야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양자컴퓨터는 고급 암호 해독, 자산 최적화, 위험 분석 등 다양한 금융 문제를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양자컴퓨터 기술은 AI와 접목했을 때 높은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데이터 처리와 학습 속도를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고 심층학습을 통해 보다 효율적인 모델을 고안하고 시스템을 최적화하는 장점도 지닌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는 양자컴퓨터에 대해 "AI와 함께 차세대 컴퓨팅의 핵심이 될 것"이라며 "단순히 더 빠른 컴퓨터가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공개한 양자 컴퓨팅 칩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달 공개한 양자 컴퓨팅 칩 '마요라나(Majorana) 1' 연합뉴스

◆ 빅테크 참전 상용화 앞당기나

세계 기술 혁신을 주도하는 미국의 빅테크들도 양자컴퓨터 주도권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자체 개발한 양자컴퓨터 칩 '오셀롯'(Ocelot)을 공개했다. 전기적 진동을 만드는 장치인 '오실레이터'(oscillator)에서 따온 오셀롯은 오스카 페인터가 교수로 있는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팀에 의해 개발됐다. 회사는 "효율적인 대규모 시스템 구축을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아마존 클라우드 서비스(AWS)의 양자 하드웨어 책임자인 오스카 페인터는 "5년 전에는 '양자컴퓨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였지만, 오늘은 '우리는 양자컴퓨터를 만들 것이다'라고 확신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에 앞서 MS 역시 양자 컴퓨팅 칩 '마요라나(Majorana) 1' 개발을 발표했다. 해당 칩에는 큐비트 8개가 탑재됐으며, 100만개 이상 탑재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MS 측은 설명했다. 또 일반적인 양자컴퓨터 칩과 달리 모양이 변해도 본질이 변하지 않는 특성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구글이 양자 칩 '윌로우'(Willow)를 발표했다. 구글은 5년 내 상업용 양자컴퓨팅 애플리케이션 출시를 목표로 제시한 바 있다. 올해 초 CES2025 기조연설에 나선 젠슨황 엔비디아 CEO가 양자컴퓨터 상용화에 "30년이 걸릴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내놓은 것과 대조적이다.

최근 두바이 세계정부 정상회의에 참석한 순다르 피차이 알파벳(구글 모회사) CEO는 "실질적으로 유용한 양자컴퓨터가 5∼10년 후에 가능할 것"이라며 "양자 컴퓨팅의 현 단계는 2010년대 AI의 발전 초기와 비슷하다"며 낙관론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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