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프라모델(플라스틱 모델)의 아버지, 김순환 아카데미과학 초대 회장이 지난 1일 오후 8시 서울 강남 자택에서 노환으로 영면에 들었다.
어릴적 프라모델을 갖고 놀며 모든 어린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준 고 김순환 회장의 부고 소식에 아카데미과학의 제품의 추억을 안고 있는 모든 이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아카데미과학은 1970∼1980년대 어린이들이 가장 갖고 싶어했던 선망의 대상 '프라모델'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으로 프라모델의 나라 일본에도 전혀 꿀리지않는 독자적인 한국형 프라모델 생산으로 현재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에서 태어난 고인은 서울사범학교를 졸업하고 공립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플라스틱 모형 만들기와 전동카(RC) 등 무선조종기기를 가지고 놀던 취미가 있던 고인은 1969년 9월1일 교직 생활을 그만두고 서울 돈암동 집 마당에 회사를 차렸다.

이후 자본금 500만원으로 법인 등록을 하고 '아카데미과학교재사'(이후 '아카데미과학')라는 이름을 붙였다. 이후 2대 김순철, 3대 구제환 사장을 거쳐 아들인 김명관(55)씨가 2013년부터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본사는 서울 삼선교를 거쳐 경기도 의정부시에 자리 잡았다.
2012년 조선일보와 인터뷰에서 회사명을 '아카데미과학'이라고 한 이유를 고인은 "오래전부터 창업을 하면 아카데미란 단어를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뭔가 교육적인 것을 해야겠다는 뜻이었죠. 이것을 정교하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과학이라는 의미로 '과학'이란 단어를 붙인 거죠."라고 설명했다.
처음엔 외국 만화책을 보고 잠수함, 탱크, 배 같은 걸 만들다가 나중에는 설계도나 정밀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설계를 시작했다. 아카데미과학의 금형 기술을 활용한 프라모델은 경쟁업체가 따라 할 수 없을정도로 독자적이었다.
아카데미과학의 최고 히트상품은 '타이타닉'이다. 50만개 이상 팔았다고 회고한 적이 있다. 1980년대 프라모델 회사가 100곳이 넘을 만큼 경쟁이 치열했을 당시 아카데미과학은 실물과 얼마나 비슷한가를 두고 품질 향상에 몰두했다.
아카데미과학은 다양한 프라모델을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어린이뿐만 아니라 키덜트족(키드+어덜트)인 어른들의 마음까지 사로잡고 있다.
2011년 인기 어린이 애니메이션 '로보카폴리' 완구를 시작으로 국내외 유명 캐릭터 IP와 협업 제품을 선보이며 국내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어른들을 위한 고전 제품군도 소홀히 하지 않고 있다. 'Kar98k(카구팔) BB탄 소총'은 탄피 배출 기능이 탑재돼 실제 총과 유사한 퀄리티로 주목을 끌었으며 1980년대 애니메이션 '독수리오형제'와 '가리안 시리즈' 프라모델을 50주년 기념으로 제작한 게 대표적인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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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에는 1/24 스케일 현대 포터2 트럭 프라모델을 출시, 금손 프라모델러들이 이마트버전 포터, 쿠팡 배송트럭 버전 포터 등으로 꾸며 온라인에 경쟁하듯이 올리며 덕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이 밖에도 한국의 전차, 장갑차, 전투기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전차 모형 등 전세계 프라모델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는 기업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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