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매일신문 유튜브 〈이동재의 뉴스캐비닛〉 (평일 07:30~08:30)
- 진행: 이동재 매일신문 객원편집위원
- 대담: 홍석준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
▷김새봄 칼럼니스트(이하 김새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 주심이었던 강일원 전 재판관 있지 않습니까? 이분이 이번엔 절차적인 정의를 강조하고 나섰습니다. 이거 상당히 의미 있는 대목인데요. 이분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 재판관 만장일치를 주도하신 분인데 이번에는 공정한 절차를 강조하셨단 말이에요.?
▶홍석준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하 홍석준): 네, 강일원 변호사는 저도 몇 번 뵀는데, 그분이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 주심이었습니다. 당시에 중도적인 성향에 있던 분이에요. 그때 (박근혜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에도 안창호 재판관이라든지 몇몇 분들은 탄핵 기각의 생각이 있었는데, 이렇게 해서는 국론이 분열되니까 만장일치로 하자고 본인이 주도적으로 했다고 후일담이 있는데요, 지금은 롤스의 절차적 정의를 굉장히 강조하고 있습니다. 근데 맞습니다. 이거는 강 전 재판관 변호사의 의견이 아니라, 법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당연한 결과입니다. 즉, 무슨 말인가 하면 우리가 실체적 진실을 알기는 쉽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서 A라는 사람이 유죄인지 무죄인지에 대한 실체적 진실을 아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실체적 진실을 알기 위해서 그 절차적인 기준과 원칙을 따라감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상대적으로 찾을 가능성을 높이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렇기 때문에 존 롤스가 서구의 법 체계를 마련할 때부터, 이들은 소위 말하는 절차적 정의를 굉장히 강조해 왔죠. 그런데 이번에 강일원 전 재판관 변호사 같은 경우, 절차적 정의적 측면에서 지금 현재 헌재의 두 가지 문제를 강력하게 본인이 직접 지적했는데, 굉장히 공감이 갔습니다.
첫 번째는 지금 현재 재판관들이 선례를 강조하는데, 선례에 따르더라도 크게 두 가지 어긋난다고 이야기합니다. 첫 번째는 2017년 박근혜 대통령 당시에는 형사소송상의 재판과 병행을 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형사소송상의 재판과 병행을 하고 있기 때문에 헌법재판소법에 따라 탄핵 심판을 정지할 수 있다, 이런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왜 적용해야 하느냐 하면, 이것은 임의 조항이기도 하지만 피청구인의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당연히 적용해야 합니다. 손준성 검사도 적용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것을 당연히 적용해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도 정지를 해야 하는데, 이거 정지하지 않는 것도 굉장히 큰 문제다. 그다음에 또 형사소송법이 2020년 개정돼서 피청구인, 피고인이 동의하지 않는 한 검찰 조서의 증거 능력이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지금 헌재에서는 증거 능력을 인정하는 것처럼 움직이는 것은 대단히 잘못됐다고 신랄하게 지적했습니다. 저는 이 점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3.1절 집회라든지, 또 현재 헌재 앞에서 많은 애국 국민들이 집회를 하는 것이 헌재 재판관들에게 압박을 가하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러나 헌법 전문가들, 특히 헌법 재판관을 역임한 분들이 합리적인 법적 논거를 제시하는 것은 현재 재판관들의 판단에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고 봅니다.
▷이동재 객원편집위원(이하 이동재): 그렇죠.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심판 당시에 주심이었던 강일원 재판관조차 이렇게 절차적 정의를 강조하고 나선 상황이다, 제가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요.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국가의 미래가 걸린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절차적 정의의 구현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헌재는 새로운 선례를 만들 때, 과거 전례와 다를 수밖에 없는 절차적 문제에 대해서 분명한 법적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이렇게 지적을 했는데,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건의 주심마저도 "이거 좀 너무한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문제를 제기하고 있는 겁니다. 문형배 체제에서 이런 절차적인 부분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허영 교수를 비롯한 법률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다시 한번 말씀드립니다. 그런데 절차적 문제가 제기돼도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여전히 속도전을 밀어붙이는 모양새입니다. 2월 27일부터 오는 3월 17일까지, 20일간 헌재가 모든 일정을 미뤄놨다고 해요. 모든 일정을 미뤄놓고 그전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선고까지 하려는 것 아니냐, 이런 관측이 나옵니다. 3월 14일이라는 얘기까지 구체적으로 돌아다니고 있고, 야당 쪽에서는 3월 14일이 아니라 한 주 당겨서 3월 7일 정도에 선고할 수도 있다며 불씨를 지피고 있는데, 이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세요?
▶홍석준: 예, 그렇게 이야기가 나온 배경이 노무현 대통령과 박근혜 대통령의 선례에 비추어, 최종 변론 후 보통 2주 내에 결정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는 그때보다 시간이 더 걸릴 가능성이 큽니다. 결국 평의를 통해 의견이 모아지면 2주 안에 결정이 나지만, 이번에는 의견이 상당히 갈릴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3월 14일에 결정될지, 아니면 늦춰질지는 미지수입니다. 20일 동안 아무 일정도 잡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번 주에 또 한덕수 권한대행 탄핵 기각 또는 각하 가능성도 있고, 중간에 변수가 생길 가능성도 큽니다.
▷이동재: 예, 알겠습니다. 자꾸 노무현 전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사례를 예로 들었는데, 둘 다 금요일에 선고하기도 했고, 또 박근혜 전 대통령 같은 경우에도 91일 만에 선고를 했고, 윤석열 대통령 같은 경우에는 3월 14일이 90일이 되니까, 이거 자꾸 전례, 선례를 강조하면서 "우리도 이런 식이다" 하고 핑계를 대고 이렇게 진행하려고 하는 거 아니냐, 그런 비판이 좀 나옵니다. 그런데 한덕수 총리 건은 또 '세월아 네월아'예요. 저희가 앞서 좀 말씀드리기는 했지만, 한덕수 총리 건이 이르면 이번 주에 선고가 내려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사실 한덕수 총리 건 같은 경우에도 한참을 미루다가 54일 동안 미루다가 겨우겨우 나중에 한두 번 하고 끝났던 경우를 여러분이 기억하실 텐데요. 최재해 감사원장 그리고 이창수 검사장 재판도 모두 지금 끝난 상황입니다. 야당이 지금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임명이나 또 명태균 특검법에 대해서 최상목 대행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덕수 총리 복귀 여부가 조기에 결정돼야 국가적인 혼란을 줄일 수가 있다. 이런 상황이지 않습니까?
▶홍석준: 절차적 정의 면에서도, 지금 헌법재판소가 재판을 진행하는 순서를 정하는 데 있어 특정한 기준 없이 그냥 엿장수 마음대로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통상적으로 재판 순서를 정할 때는 크게 보면 선입·선출된 사건을 먼저 처리한다든지, 아니면 일반적으로 법원에서 확고한 원칙으로 정립된 본안보다는 가처분을 먼저 한다든지 하는 기준을 적용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윤석열 대통령 관련된 사건만 엄청난 속도로 졸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실 중요한 걸 따지자면, 지금 한덕수 권한대행 같은 경우는 아주 간단한 사안입니다. 하지만 현재 나라가 혼란스럽고 국론이 분열된 상황에서 대행의 탄핵 인용·기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만큼이나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당연히 이걸 빨리 처리해야 하는데, 이런 순서조차도 갈지자 행보를 보이며 엿장수 마음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헌법재판소가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동재: 어제 여당 지도부가 박근혜 전 대통령을 예방했습니다. 그간 안 하다가 오랜만에 예방한 것 같은데, 이 배경이 뭡니까?
▶홍석준: 배경은 두 가지라고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는 권영세 비대위원장 체제에 들어와서 통상적으로 당 대표나 비대위원장이 오면 신입 비대위원장은 당연히 전직 대통령을 비롯해서 당의 원로를 예방하고 인사를 하는 게 관례였습니다. 최근에 MB, 이명박 대통령을 찾아뵀었고, 그다음에 박근혜 대통령을 찾아뵌 것 같습니다. 그다음에 두 번째는 이런 어려운 시국,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여부가 조만간 결정되는 시국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한마디 말씀을 하는 것이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에게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하고, 국민 여론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나 하는 목적도 있다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아주 적절한 말씀을 하셨다고 보는데, 이번에 같이 가신 분들 중에는 권성동 원내대표도 계십니다. 당시 박근혜 탄핵 시 탄핵 소추위원장이었잖아요. 그러니 감회가 남달랐을 것 같습니다.
▷이동재: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어제 여당 지도부가 예방했는데, 관련된 영상 하나 짧게 보고 오시겠습니다. 신동욱 수석 대변인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발언을 전한 내용을 보고 가시겠습니다. (영상) 박근혜 전 대통령은 여러 차례 윤석열 대통령이 지금 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에 대해 마음이 무겁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 줬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감되어 마음이 무겁고, 국가의 미래를 위해 여당이 단합해 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여당의 단합을 강조했어요?
▶홍석준: 예, 어떤 측면보다도 단합이 중요하다는 것을 박근혜 대통령이 절실히 느끼는 게 아니겠습니까? 그때 당시는 여당 내에서 자중지란이 일어나 나중에 탈당도 많았고, 그런 것이 탄핵 인용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이후 총선과 대통령 선거의 참패도 주요한 원인이었기 때문에, 단합의 필요성을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 특히 당 대표의 역할을 강조하셨다고 봅니다.
▷이동재: 영상 하나 더 보고 오겠습니다. 당 대표와 관련된 발언도 있었습니다. (영상) 개인의 소신이 있을 수 있지만,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또, 집권 여당 의원들이 소신을 내세워 개인 행동을 지나치게 하는 것은 위기 극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언론에서는 이를 한동훈 전 대표나 친한계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분석했습니다.

▶홍석준: 예, 그렇죠. 한동훈 전 대표나 친한계 의원들에 대한 직격탄을 날린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 입장에서는 유승민 전 대표와 한동훈 대표가 겹쳐 보이는 것 아니겠습니까? 결국, 탄핵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당내에서 민주당과 동조했던 것이 가장 강력한 원인이 됐고, 그 결과 2017년 당시에도 분당, 대통령 선거, 지방선거, 총선 참패라는 비참한 결과를 초래했습니다. 그런 면에서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이를 강조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 한동훈 대표 입장에서는 본인이 답답할 수도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유영하 의원을 단수 공천했는데, 결국 박근혜 대통령이 직격탄을 날리는 상황이 된 거니까요. (중략) 그렇기 때문에 당내 공천은 원칙을 정해 이길 수 있는 방향으로 해야 합니다. 한동훈 대표는 대선 욕심으로 자신의 사람을 심고, 박근혜 대통령에게 잘 보이기 위해 유영하 후보를 추천했는데, 결국 당이 총선에서 참패하고 본인도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한동훈 대표의 지지율이 급락한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그런 대목인 것 같습니다.
▷김새봄: 그런데 한동훈 전 대표도 다시 복귀했잖아요. 어제 종편에 출연해서 윤 대통령 상황에 대해 미안하고 고통스럽다고 하면서, "저 말고 더 많은 사람이 충원돼 문제를 바로잡으려 노력했어야 했다"고 하더군요.
▶홍석준: 아니, 한동훈 대표가 그런 말하면 안 되죠. 왜냐하면 한동훈 대표가 그냥 비대위원장만 한 것이 아니라, 그전에는 인사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을 했지 않습니까? 그리고 또 누구보다도 개인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가까웠고, 그렇다면 누구보다도 더 윤석열 대통령에게 충언을 하고, 내부적으로 비판을 할 수 있는 위치임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잖아요. 그러다가 지금 문제가 터지니까 그런 태도를 보이는 건데, 우리가 시간을 거슬러 보면 본인이 비대위원장이 된 순간부터 결국 윤석열 대통령과 차별화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철저하게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사사건건 비판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것들이 결국 당내 분란과 총선 참패로 이어졌고, 당 대표로 복귀한 이후에도 김건희 여사 문제를 비롯해 여러 이슈에 대해 사사건건 대립하다가 결국 탄핵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미안하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고 탄핵 반대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지금 자신의 입장에서 하는 이야기일 뿐인데, 저는 한동훈 대표가 자꾸 국민 눈높이를 이야기하는 것이 의아합니다. 국민 여론은 항상 달라질 수 있는 겁니다. 그런데 지도자라면 현재 여론에 따라 움직이기보다는 대한민국의 발전을 위해 국가를 어떻게 이끌어갈 것인가에 대한 비전을 가지고 국민을 설득해야 합니다. 그런데 한동훈 대표 같은 경우는 그런 스타일이 절대 아닌 것 같아요. 여론이 이렇게 변하면 이렇게 움직이고, 저렇게 변하면 저렇게 움직이는 것이 전형적인 임기응변식 태도입니다. 본인이 여의도 문법과 거리를 둔다고 했지만, 오히려 삼류 여의도 문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동재: 삼류 여의도 문법이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한동훈 전 대표가 어제 출연해서 이런 얘기도 했더라고요. "광장에 나온 분들에게 대단히 미안하고 고맙다. 이재명을 막아야 한다는 애국심은 내가 가진 마음과 정확히 일치한다. 우리는 앞으로 그런 마음으로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니까 광장에 나온 분들 엊그제 집회에 나오셨던 그런 분들을 의미하는 것 같은데, "대단히 미안하고, 고맙다" 이렇게 얘기를 했어요?
▶홍석준: 지금 저희가 그래도 좌파의 프레임 전쟁에서 최근에 하나 벗어난 게 있다면, 바로 극우 프레임입니다. 그렇죠? 좌파들은 민주당과 함께 정광훈 목사라든지, 심지어 최근에는 세이브코리아 손현보 목사 같은 경우에도 극우 프레임을 세워서, 국민의힘이 그쪽으로 가는 순간 국민의힘도 극우다, 이런 프레임을 씌우려 했어요. 그런데 자기들은 보면 아주 극좌 성향의 시민단체들과 같이하고, 심지어 당 대표까지도 적극적으로 총동원령을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저희가 그런 프레임을 어느 정도 깼고, 그런 면에서는 상당히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 연장선에서 저도 한동훈 대표가 그런 이야기를 한 것이 아닌가 싶고, 만약에 과거 같으면 절대 그런 이야기를 안 했을 겁니다.
※전문은 영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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