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2일 민주연구원 집단지성센터를 통해 공개된 'AI(인공지능)와 대한민국, 그리고 나' 유튜브 대담에서 "(한국에) 엔비디아 같은 회사가 하나 생겼다면, 70%는 민간이 갖고 30%는 국민 모두가 나누면 굳이 세금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지 않을까"라고 말한 걸 두고 이준석 개혁신당 국회의원, 유승민 전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윤희숙 여의도연구원장 등 여권 유력 인사들의 '반기업' '반시장' 맥락 비판이 이어지는 등 일명 'K-엔비디아(한국판 엔비디아) 설전'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노무현 전 대통령을 보좌해 참여정부의 일원으로 일했던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이 삼성전자를 압도하고 있는 대만 소재 세계 최대 규모 반도체 파운드리(수탁생산) 기업 'TSMC', 참여정부의 한국투자공사(KIC) 설립, 미국 401k 연금 등을 사례로 들어 견해를 밝혔다.
▶이광재 전 사무총장은 4일 오전 11시 42분쯤 페이스북에 "한국판 엔비디아가 시장을 위배한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 오랫동안 고민해온 주제"라고 시작하는 글을 적었다.
그는 "경제 공부부터 하자"면서 "TSMC는 대만 정부가 1987년 자본금 48%, 약 2억2천만달러(2천700억원)를 출자해 세운 회사이다. 최대 주주는 지분 약 6%를 갖고 있는 대만 국영개발기금이다. 한화 약 73조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금은 줄이고, 돈을 일하게 하자'는 것은 경제의 기본 원칙이다. 싱가포르 테마섹, 노르웨이 국부펀드, 중동 국부펀드처럼 국부를 전략적으로 투자해 미래 기술을 키우고, 국민에게 돌아오는 수익을 극대화하는 것이 왜 문제인가?"라고 이재명 대표의 발언에 발을 맞췄다.
▶그러면서 자신이 직접 구성원으로서 보고 겪은 사례 중 하나인 2005년 참여정부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가리켰다.
이광재 전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가 한국투자공사를 설립할 때,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은 '외환보유고를 투기자금으로 만든다'며 반대했다"면서 "이제 KIC의 운용자산은 2천65억달러(약 304조원), 누적 수익만 130조원에 달하는 대한민국 대표 국부펀드가 됐다"고 강조했다.
또 "노무현 정부가 국민연금의 코스피 투자 활성화를 추진할 때도 (한나라당은)'연기금 사회주의'라며 반대했다"면서 "이제 국민연금은 네이버 주식 8.23%를 보유하고 있고, 엔비디아 주식 일부를 매도해 2천300억원을 벌었다"고 주목시켰다.
▶그는 글의 주제이듯 "대한민국 주식회사, 기술·기업·금융이 만나야 한다"면서 "국가는 성장의 날개와 복지의 날개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그러나 몸통이 튼튼해야 비행할 수 있다. 그 몸통이 바로 미래 기술과 기업, 그리고 금융이 결합한 산업 전략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는 이미 그렇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미국 401k 연금, 유럽과 중동의 국부펀드 모두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국민의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고 사례를 더했다.
이광재 전 사무총장은 "세금을 줄이고, 돈을 일하게 하자. 대한민국 정부 예산은 700조원, 하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연간 8천조원이 움직인다. 이 거대한 자본을 국가의 전략적 목표에 활용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노무현 정부 시절, 연기금이 주식 투자에 나섰을 때 코스피는 700포인트에서 2000포인트로 상승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 주식시장 전체보다 엔비디아 한 기업의 시가총액이 더 크다. 이 굴욕을 언제까지 감수할 것인가? 지금이야 말로 한국판 TSMC 1, 2, 3을 각 분야에서 만들어 낼 때"라고 제안했다.
▶글 말미에서 그는 "모든 논쟁을 할 때 잊지 말아야 할 원칙이 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그러나 몸통이 있어야 난다. 몸통은 합리적 진보와 합리적 보수를 연결하는 것이고, 그것이 중도실용"이라고 이번에 벌어진 K-엔비디아 설전에 일종의 지침서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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