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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복 없냐' 조롱에…우크라 "이게 우리 정장"


설전 벌이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설전 벌이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에서 설전을 벌인 가운데, 이를 촉발한 요인 중 하나로 옷차림이 지목되고 있다. 이후 우크라이나 국민들 사이에선 해당 내용을 담은 밈(meme·인터넷 유행 콘텐츠)이 유행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지난 2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12장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우크라이나인에게는 우리만의 정장이 있습니다'라는 문구와 함께 군장을 착용한 군인들, 피 묻은 수술복을 입은 의사, 폭격 현장에서 시민을 꺼내는 구조대와 소방관 등이 담겼다.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수십만명의 우크라이나인이 집과 가족을 보호하기 위해 멋진 사무복을 군복으로 바꾸었다. 다른 사람들에게는 일상복이 평생의 사명, 희생, 생명을 구하는 상징이 됐다"며 "우크라이나 양복은 달라 보일 수 있지만 모두 최고의 품위로 입는다"라고 썼다.

이 외에도 미국의 전투기 지원을 받지 못해 구소련 시절 미그-29 전투기를 몰다가 전사한 공군 조종사의 아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엑스(X·옛 트위터)에 "우크라이나인들이 모두 양복을 입는다면 러시아가 살인을 멈추느냐"는 피켓을 든 사진을 게시했다.

우크라이나 코미디언 안톤 티모셴코는 X에 바짓단 아래로 정강이 피부가 드러나 보이는 J.D.밴스 미국 부통령의 사진을 공유하며 "이런 자들이 정장을 논하고 있다"고 비꼬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28일 백악관에서 열린 양국 정상회담에서 미국 보수 성향 매체 리얼아메리카보이스의 한 기자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왜 정장을 입지 않았나. 정장이 있기는 하냐"고 소리치며 면박을 주기도 했다.

당시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끝나면 복장을 갖춰 입겠다"며 "당신보다 더 멋진 정장을 입게 될 수도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의 옷차림을 두고 "오늘 완전히 차려입었다"고 비꼬는 듯이 말했다.

이후 이날 회담이 고성 끝에 소득 없이 끝나자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사이에서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무례한 옷차림으로 파국을 자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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