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을 중단하면서 서방의 집단 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나토가 당장 붕괴하지는 않겠지만 그간 미국 의존이 상당했던 터라 자체 안보 모색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제임스 스태브리디스 전 나토 최고사관은 3일(현지시간) "나토의 마지막 나날이 지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서양 동맹이 당장 무너지지는 않을지 몰라도 나의 오랜 군 경력에 있어 이렇게 크게 삐걱거리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도 했다. 퇴역 미 해군 제독인 그는 2009∼2013년 나토 최고사령관을 지냈다.
나토는 2차 세계대전 이후인 1949년 소련의 세력 확산 저지를 위해 창설된 집단 안보 체제다. 현재 미국과 캐나다, 유럽 각국 등 32개국이 회원국이다.
핵심은 집단 방위 조항으로 불리는 나토 조약 5조다. 특정 회원국이 무력 공격을 받으면 전체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한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나토가 75년간 최대 위협으로 설정해 온 러시아와, 나토를 주도해 온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명분으로 내세워 급속히 가까워지면서 러시아에 대항한 집단 방위라는 나토의 기본 전제 자체가 크게 요동치는 실정이다.
지난달 28일 미 백악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안전보장을 요구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면박 주며 사실상 쫓아내다시피 한 사건은 대서양 동맹 및 나토의 지속 여부에 대한 근본적 의문에 기름을 부었다는 것이 대체적 분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역시 나토에 대해 부정적이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와 유엔에서 발을 빼야 한다는 X 게시물을 끌어와 "동의한다"는 글을 올리며 대서양 동맹을 축으로 유지돼 온 전후 질서 공격에 적극 가담하고 있다.
주세페 스파타포라 유럽연합안보연구소 연구원은 "트럼프가 유럽을 거래적으로 다루거나 발을 빼거나 혹은 둘 다 할 수 있고, (유럽은) 두 가지에 다 대비해야 한다"면서 "미국의 공백을 어떻게 메울지에 대해 당장 논의가 이뤄지고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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