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소프트웨어를 넘어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실체를 가진 '피지컬 AI'로 진화하고 있다.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박람회의 화두는 단연 피지컬AI였다. AI 시대를 연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대표되는 AI의 다음 단계 진입이 임박했다고 예고했다.
사람을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의 핵심은 '손'이다.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기 위해 정교한 손의 움직임을 모방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구의 스타트업 '퀘스터'는 사용자의 손 움직임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핸드 트래킹' 기술로 로봇 산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청년 창업가의 도전
퀘스터는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학생 창업기업으로 CES2025에서 혁신상을 수상하며 주목을 받았다. 손동작을 정밀하게 추적하는 장갑형 디바이스인 '모티그로브(Motiglove)'의 잠재력을 인정받은 것이다.
하지만 퀘스터의 첫 시작점은 지금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메타버스(3차원 가상공간) 콘텐츠 개발이 초창기 사업 아이템이었다. 피보팅(사업 모델 전환)을 통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한 것이다.
이정우 퀘스터 대표는 "2022년 법인을 설립하고 1년 이상 메타버스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매진했다. 그러던 중 핸드 트래킹 기술 분야에서 가능성을 확인하고 주력 사업을 새롭게 정립했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전에 하던 사업에도 애정이 있었기에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하지만 모든 일을 다 하겠다는 욕심을 내세우는 것보다 성장이 뚜렷한 사업을 제대로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확실한 비전이 있는 핸드 트래킹을 선택했고 그 성과가 하나 둘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구성원들과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쌓은 기술력이 퀘스터의 경쟁력이 됐다. 이 대표는 "퀘스터는 게임에서 주인공이 해결해야 하는 임무 퀘스트(Quest)를 푸는 사람들이란 뜻을 담고 있다. 구성원들이 같은 학교 동문으로 함께 즐겁게 일하고 있고 성취감도 높은 이유다"고 했다.

◆로봇 기술의 도약
이 대표는 퀘스터가 보유한 핸드 트래킹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핸드 트래킹은 직무 교육, 게임, 의료, 군사, 제조, 로봇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적용이 가능해 확장성이 높다.
퀘스터의 글러브는 카메라 영상(비전)과 IMU(관성자이로센서)를 결합한 비스트(VIST) 기술을 적용해 손의 운동 정보 및 예측에 필요한 데이터를 획득하고 이를 기반으로 정확도를 끌어 올렸다. 카메라 가려짐과 밝기 변화, 자기장 등 환경 변화에도 대응이 가능하다.
그는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있어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자연스러운 손 동작을 구현하는 것"이라며 "로봇의 손을 훈련하는 도구를 만들고 이를 지속해서 고도화하고 있다. 로보틱스 시장이 커지면 자연스럽게 핸드 트래킹 관련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 산업계와 협업을 강화해 시너지 효과도 높일 계획이다. 이 대표는 "대경로봇기업진흥협회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CES 참가 지원도 받았고 이후 실리콘밸리를 방문하는 기회도 있었다"면서 "대구는 로봇 산업 생태계 구축이 활발한 지역으로 앞으로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대외적으로 DGIST라는 이름의 덕을 많이 봤고 신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대구에서 사업을 시작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 대표는 향후 로봇 산업 전망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그는 "작년 하반기부터 로보틱스 분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다. B2B(기업 대 소비자) 중심에서 B2C(기업 대 소비자)로 전환이 중요하다. 예상보다 더 가까운 미래에 일상 속에서 로봇을 접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피지컬 AI 시대가 열리고 손 관련 데이터, 소프트웨어가 필요할 때 가장 먼저 퀘스터를 떠올릴 수 있으면 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완성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1등을 넘어 대체가 안 되는 유일한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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