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잇단 수난사고에도 생존수영 배울 공간 태부족… 전문 교육 시설 구축도 하세월

생존수영 교육장 고작 33곳… 수영장 1곳당 평균 1천 200명 수용해야
전문 교육 시설 들어올 가능성 희박… 당분간 공백 이어질 듯

올해 들어 대구 지역 학생들의 수난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일각에서 지역 생존수영 교육시설 부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생존수영 실기 교육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올해 들어 대구 지역 학생들의 수난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일각에서 지역 생존수영 교육시설 부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3월 생존수영 실기 교육 모습. 대구시교육청 제공

올해 들어 대구 지역 학생들의 수난 사고가 잇따른 가운데 일각에서 지역 생존수영 교육시설 부족이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구시교육청은 당장 수영장 시설을 늘릴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시설 공백 상태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올 겨울 대구에서는 학생들이 물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달 13일 대구 달성군의 한 저수지의 얼음이 깨지면서 중학생 한 명이 숨졌고 같은 달 23일에는 대구 북구의 팔거천 빙판이 깨지면서 얼음 위에 있던 초등학생 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생존수영 교육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2014년부터 전국에서 실시하고 있다. 대구의 경우 올해 26억7천만원의 예산이 투입돼, 다음달부터 초등학교 3, 4학년 4만700명이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문제는 생존수영 교육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현재 대구 240개 초등학교가 사용하는 수영장은 33개 뿐으로 수영장 한 곳 당 평균 1천200명의 학생을 수용하고 있다.

교육부는 2020년 생존수영 교육의 전학년 확대 계획을 내놨지만 대구는 시설 부족 탓에 3, 4학년에 한해 실기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수영장 부족이 극심해 일부 초등학교는 실기 교육이 마무리되는 11월이 다 돼서야 3, 4학년 실기 교육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장 대부분이 민간 수영장이어서 강사들의 지도 자격 파악도 어렵다. 현재 생존수영 실기교육을 하는 대구 수영장 33곳 중 관내 수영장은 10곳 뿐으로 나머지는 지자체나 사설 수영장과 이용 계약을 맺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경우 대구시교육청은 매년 4월 자격을 갖춘 강사가 있는지 구두로 확인한 뒤 별다른 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전문 교육 시설의 설립이 대안으로 꼽히지만, 이 역시 실현 가능성이 낮다. 충청북도의 경우 안전체험관 내에 수난체험센터를 두고 각종 수난사고 대처법과 생존수영법을 가르치고 있다. 대구에도 충북 안전체험관처럼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가 있지만, 현재는 관련 체험시설이 없고 추가 시설을 건립할 예산도 확보하지 못했다.

대구시교육청은 당장 수영장 시설을 늘릴 예산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시간이 지날수록 3, 4학년 학생의 수가 줄어들어, 실기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상 학년도 점차 늘어날 것이다"며 "강사 관리를 위해 매년 연수를 실시하는 등 노력하고 있다. 향후 강사가 교육 자격을 갖췄는지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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