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투자고수' 국민연금 기금 운용 수익률 또 최고… '효자' 종목은? [트렌드경제]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수익률 잠정치 15%
해외주식 투자 비중 27.0%→30.9%→35.5% 확대
"위험자산 확대 방향… 안정적인 운용 방안 필요"

국민연금 보험료를 매기는 기준소득금액이 달라지면서 오는 7월부터 보험료가 최대 월 1만8천원 오른다. 이 기준은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간 적용된다. 사진은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상담센터 모습. 연합뉴스
국민연금 보험료를 매기는 기준소득금액이 달라지면서 오는 7월부터 보험료가 최대 월 1만8천원 오른다. 이 기준은 올해 7월부터 내년 6월까지 1년간 적용된다. 사진은 3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 상담센터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수익률이 역대 최고 기록을 썼다. 지난 2023년 최고치를 찍은 지 1년 만에 이를 갈아치운 것이다. 최근 들어 기금 운용 성과가 부쩍 좋아진 건 '투자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은 연금 가입자가 낸 보험료와 운용 수익금으로 조성한 기금을 주식·채권 등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금을 불리는 식으로 기금을 운영하고 있다. 국민연금 기금은 1988년 설치된 이래 지속적으로 성장해 지난해 12월 말 1천212조9천억원에 달했다.

◆작년 국민연금 기금 수익률 15%

9일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수익률 잠정치(금액 가중 수익률)는 15%로 나타났다.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 2021년 10.77%에서 2022년 -8.22%로 떨어졌던 기금 운용 수익률은 2023년 13.59% 등으로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988년 이후 장기 평균(6.82%)과 비교하면 지난해 수익률은 8.18%포인트(p) 오른 수준이다.

전체 수익률 상승을 이끈 '효자' 상품은 해외자산이었다. 지난해 투자 부문별 수익률은 해외주식이 34.32%로 가장 높았고, 해외채권 17.14%, 부동산·인프라·사모투자 등 대체투자 17.09%, 단기자금 6.43%, 국내채권 5.27%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주식 수익률은 -6.94%로 마이너스(-)를 그렸다.

국내주식의 코스피 지수와 같은 자산별 벤치마크(표준점) 수익률과 비교하면 국민연금의 해외주식, 해외채권 수익률은 이를 각각 0.83%p, 0.51%p 밑돌았다. 반면 국내주식, 국내채권 수익률은 벤치마크 수익률을 각각 0.76%p, 0.11%p 뛰어넘었다. 자산별 벤치마크 수익률은 해외주식 35.37%, 해외채권 18.16%, 국내주식 -7.71%, 국내채권 5.36%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외자산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타났는데, 해외주식은 견조한 경제지표와 기준금리 인하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면서 연중 기술주 중심의 상승세가 이어졌다. 해외채권은 양호한 경제지표로 시중금리가 상승했으나 원·달러 환율 상승 등으로 양호한 운용 수익률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국내자산 투자 수익률에 대해서는 "국내채권은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연초보다 낮은 금리 수준을 유지해 운용 수익률이 양호했다. 국내주식은 대형 기술주 실적 우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하락했다"고 했다. 채권 가격과 금리는 반대 방향으로 움직여 금리가 낮아지면 가격은 올라간다.

국민연금기금 운용 성과. 국민연금 제공
국민연금기금 운용 성과. 국민연금 제공

◆기금 36% 해외주식에 투자 집중

국민연금은 금융 부문에서 ▷국내주식 ▷해외주식 ▷국내채권 ▷해외채권 ▷대체투자 ▷단기자금 등 6개 종류에 투자하고 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단연 해외주식이다. 기금 포트폴리오를 보면 국민연금은 지난해 기금 1천212조원에서 431조원(35.5%)을 해외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채권에는 344조3천억원(28.4%), 대체투자 자산에는 206조9천억원(17.1%)을 투자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국내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139조7천억원(11.5%)이었다. 해외채권과 단기자금 투자 비중은 각각 7.3%, 0.3%에 그쳤다.

전체 금융 부문 투자에서 차지하는 해외주식 비중은 늘어나고 있다.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투자 비중을 2022년 27.0%(240조8천940억원)에서 2023년 30.9%(320조3천610억원) 등으로 확대했다. 국내주식의 경우 2022년 14.0%(125조3천730억원)에서 2023년 14.2%(148조420억원)로 소폭 늘렸다가 지난해 다시 줄였다.

해외주식 가운데 최대 투자처는 IT(정보통신기술) 분야로 나왔다. 국민연금은 지난 2023년 기준 해외주식 투자액 중 21.8%를 IT 분야에 집중했다. 이어 금융 15.4%, 헬스케어 12.3%, 임의소비재 10.9%, 산업재 10.1% 등의 투자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또 통신서비스(7.1%), 필수소비재(6.6%), 에너지(4.6%) 분야 등에 분산 투자했다.

◆해외 투자 확대·국내 투자 축소

이 같은 투자 성과에 힘입어 국민연금은 그동안 누적 737조7천억원의 수익을 냈다. 국민연금의 기금 운용 수익금은 지난 2023년 126조7천억원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159조7천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민연금 기금 운용에 대한 최종 성과 평가는 오는 6월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확정된다.

기금운용본부는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민연금 기금의 안정적인 성과와 위험 분산을 위해 국내채권 비중을 축소하고 해외투자, 대체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포트폴리오 목표치는 해외주식 35.9%, 국내채권 26.5%, 국내주식 14.9%, 대체투자 14.7%, 해외채권 8.0%로 잡았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국내외 자산의 포트폴리오 다변화, 글로벌 운용사와 파트너십을 통한 우량 투자 기회 발굴과 해외사무소 기능 강화 등으로 기금 운용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해 왔다"며 "해외 전문 인력 채용 등으로 기금 운용 역량과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수익률을 더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진은 "국민연금 기금은 포트폴리오 내 주식 보유 비중이 높고, 향후 위험자산에 대한 비중 확대를 계획하고 있어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채권, 외화, 파생상품 등 방어적 자산을 활용하면 주가 하락 위험을 헤지(상쇄)하고, 포트폴리오 분산 효과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국민연금기금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 국민연금 제공
국민연금기금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 국민연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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