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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 업계 위기인가 기회인가…12일부터 미국에 수출 철강 25% 관세 적용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평택항에 철강 제품이 쌓여 있다.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행정부가 오는 12일(현지시간)부터 철강·알루미늄 25% 세를 본격 시행하면서 국내 철강 업계가 새로운 도전 과제에 직면했다.

대미 수출용 철강 제품에 25% 관세가 붙을 경우 미국 시장에서 한국산 철강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미국산 대비 약화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그동안 수출량을 규제했던 쿼터제 해제와 미국 액화천연가스(LNG) 시장 확대로 고품질 국내 철강 기자재가 수출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 철강 업계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트럼프 2기는 출범 직후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알래스카 천연자원 개발 규제 철폐와 LNG 프로젝트 승인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석유·가스 시추와 운송에 사용되는 배관, 밸브, 강관 등 미국 내 수입 상위 10위권에 포함되는 앞으로도 한국산 철강 제품이 사용된다면 큰 성장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한국에서 수입한 시추 케이싱(강관)·배관 품목의 수입액은 4억달러로 세계 1위이다.

해당 품목 한국산 제품의 미국 내 점유율은 46.2% 수준이다.

철강관은 미국의 대한(對韓) 수입액은 2억8천800만달러로 1위다. 한국산 철강관 점유율은 65.9%로 독보적이다.또 한국산 밸브와 철강 제품의 미국 내 점유율은 각각 8위, 5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국내 철강 업체들은 알래스카 LNG 프로젝트의 극저온 환경에서도 견딜 수 있는 LNG용 고급 강재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주목된다.

트럼프가 역점 추진하는 알래스카 LNG관 사업은 1천300㎞ 규모의 가스관과 액화터미널을 통해 알래스카 북부의 천연가스를 알래스카 남부 해안가로 나른 뒤 액화해 수출하는 알래스카주 정부가 주도하는 프로젝트이다.

연중 영하 40도까지 내려가는 북극권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지역에서 앵커리지 인근 부동항인 니키스키까지 천연가스를 액화해 운반해야해 고품질 제품이 요구된다.

글로벌 엔지니어링 및 기술 인력 설루션 기업인 'NES Fircroft'에 따르면 알래스카 LNG 터미널 액화열차(LNG Trains), 저장탱크, 터미널 시설 및 해상 서비스 시설, LNG 운반선을 수용할 수 있는 선적 부두 등 공사에 10만∼15만톤(t)의 철강재가 사용될 것으로 추산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한국 철강 업체들은 LNG 플랜트용 특수강 개발 및 공급 역량을 보유한 상태다.

포스코는 '고망간강' 제품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고망간강은 영하 163도의 극저온을 견디면서도 마모와 부식에도 강한 특수 합금강이다. 니켈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조달이 용이하다. 포스코는 광양 LNG 터미널 저장탱크를 고망간강 제품으로 제작했다.

현대제철도 9% 니켈 함유 특수강판과 LNG 선박용 후판, 저장탱크 강재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 중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및 품질 향상에 역량을 집중하고, 제조 원가 혁신에 몰두해 급변하는 대외 환경 속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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