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영장 집행 이후 50일 넘게 서울구치소에 수감됐던 윤석열 대통령이 인신구속수사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검찰총장 출신인 윤 대통령은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8일 서울구치소에서 윤상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을 만나 "사법농단 사건으로 구속됐던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생각이 많이 났다"면서 "구속기간 52일 동안 많이 배웠고 구속기소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봤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상현 의원은 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윤 대통령 발언을 소개하면서 법조인들을 구속기소한 결정에 대해 복잡한 심경이 묻어 난 뉘앙스였다고 소개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검사 생활을 오래 하지 않았나"라며 "임 전 차장은 친한 분이다. 그런 분들이 옥고 치른 것에 대해 같이 옥고를 치르면서 구속기소의 문제점을 많이 생각하신 것 같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사법농단 수사를 지휘하면서 임 전 차장과 양 전 대법원장을 차례로 구속시킨 바 있다.
윤 대통령은 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관저로 복귀 후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 등과 저녁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도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 것이 많은 곳"이라며 "과거 구치소에 있던 지인들을 하나둘 떠올리며 그들은 어떻게 지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수감 생활을 직접 경험하면서 강제 수사의 효율성에 집중했던 검사 재직 시절과는 다른 판단을 한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관저 복귀 후 구치소 수감 중 성경을 많이 읽었다는 얘기를 했는데 '자신이 윤 대통령에게 기도문을 전달했고 그 기도문으로 매일 아침 기도 생활을 했다'는 에피소드도 덧붙였다.
윤 의원은 향후 윤 대통령의 행보와 관련해선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당면한 문제를 하나씩 풀어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윤 의원은 "(윤 대통령이) 오늘은 쉬시고 아마 참모들부터 순차적으로 만날 것"이라며 "건강검진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8일 관저로 복귀한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에 "국가와 국민을 위해 앞으로도 대통령실이 흔들림 없이 국정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통령실은 9일 정진석 비서실장 주재로 수석비서관 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석방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논의하지 않았지만 대통령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과거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탄핵심판 기간에도 업무보고를 받으며 탄핵 기각 시 업무복귀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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