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종일관 '당당' 윤 대통령, 줄곧 수세 몰렸던 박 전 대통령과 대조

헌재 출석해 변론 주도하고 형사사법절차 문제 직접 지적
법원 '구속취소' 이끌어내고 체포 52일만에 풀려나
탄핵심판 불출석한 朴·盧 전 대통령과는 다른 대응 방식
옥중 메시지에 핵심지지층 결집하면서 여론지형 변모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향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연합뉴스
서울구치소에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이 8일 서울 한남동 관저 앞에 도착, 차량에서 내려 지지자들에게 향하고 있다. 윤 대통령 오른쪽은 정진석 대통령실 비서실장. 연합뉴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체포된 지 52일 만에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으로 석방된 윤석열 대통령의 뒤에는 시종일관 당당한 태도로 스스로를 변호한 윤 대통령의 '뚝심'이 있다는 분석이다. 검찰총장 출신으로 형사사법 절차상 문제점을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수세에 몰린 직후부터 스스로의 논리를 내세우며 상황을 '정면돌파'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다는 자신의 논리를 시종일관 유지하면서, 헌법재판소의 심판 절차나 공수처 등 수사의 절차적 정당성 논란을 앞장서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검찰총장 출신의 면모를 드러내며 3차 변론부터 헌재 심판정에 나와 자신의 입장을 직접 밝혔다. 11회에 걸친 탄핵심판에서 8회 직접 출석했으며, 최종변론에서는 1시간 8분에 달하는 최후 진술을 남겼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심판에 불출석한 것과 대조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12일에는 대국민담화를 통해 "거대 야당의 권한 남용을 막고 대통령 고유의 통치 행위 범위에서 비상계엄이 이뤄졌다"며 야당의 공세에 맞섰다. '2시간짜리 내란이 있느냐', '소수의 병력을 잠시 투입한 것이 폭동이란 말이냐' 같은 언급도 이날 나왔다.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극단적 망상'이라거나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판 역시 쏟아졌으나 결과적으로 핵심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상황으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체포 및 구속에 이른 상황에서도 지지자들에 대한 메시지도 수시로 던지면서 장외집회 등 보수층 결집을 지속적으로 유도했다.

체포 반대 집회에 나선 이들에게 서신으로 '방송을 잘 보고 있다'거나, 변호인단을 통해 구속 상태에서도 '옥중메시지'를 꾸준히 내온 것. 지난달 3일 서울구치소에 면회 온 여당 의원들에게 "이번 계엄을 통해 그동안 민주당이 마음대로 한, 국정을 사실상 마비시킨 여러 행태에 대해 국민들께서 알게 된 것은 다행"이라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과적으로 거대 야당의 독주가 재조명, 여론 지형의 지각변동을 윤 대통령이 불러왔다는 게 중론이다. 계엄 선포 직후 야당과 크게 벌어졌던 여당과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점차 반등, 한때 야당에 앞서거나 호각세에 가까운 상황을 만들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그동안 윤 대통령의 발언과 대응에 대한 비판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변수를 만들어냈다"면서 "향후 메시지도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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