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적자 보면서 버텨요" 업종불문 외식업 모두 악화… 자영업자들 '울상'

10일 찾은 대구 동성로 식당가… 재룟값·인건비·임대료 첩첩산중에 신음
정부 보조 절실… "세제 혜택, 정책 자금 등 적극 활용 필요"

10일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식당가는 점심시간을 앞두고 있음에도 썰렁한 모습이었다. 윤정훈 기자
10일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식당가는 점심시간을 앞두고 있음에도 썰렁한 모습이었다. 윤정훈 기자

10일 오전 11시 30분쯤 찾은 대구 중구 동성로. 양식, 일식 등 여러 종류의 식당이 즐비한 이곳이지만 점심시간을 앞두고 있음에도 거리는 썰렁했다. 가게마다 투명한 쇼윈도 너머로 손님 없이 텅텅 빈 테이블만 가득한 식당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였다. .

이곳에서 8년째 양식집을 운영해 온 사장 A(35) 씨는 최근 매출 부진과 임대료 상승에 대한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루고 있다고 했다. A씨는 "작년에 비해 매출은 20%, 손님 수는 30%는 줄어든 것 같다"며 "양식 특성상 대부분 외국산 재료를 쓰고 있어 최근 국제 정세 등으로 인해 재룟값 부담이 더욱 커졌다. 물가 상승분을 고려하면 최소 20% 이상은 메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줄어들까 봐 지난 12월 7% 정도 가격을 인상했다"고 토로했다.

외식업 경기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원재룟값뿐 아니라 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제반 비용이 모두 상승했기 때문이다. 경기 부양책이 없다면 올해 업계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잇따른다.

대구 시내에서 6년째 장사를 이어온 한식집 사장 B(70) 씨는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생선 가격도 많이 올랐고, 배추, 고추, 무 등 채소 가격도 많이 올라 메뉴 가격을 올려야 하지만 손님이 더 안 올까 봐 그러지도 못하고 있다"며 "가스비, 전기세 등도 체감상 10~20%는 오른 듯해 가게 운영이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및 물가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함으로써 전반적인 외식산업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분석한다.

진현정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2024년 4분기 외식산업경기동향지수 보고서에서 "지난 2023년 중반 이후 소비 지출이 감소하면서 외식 매출이 정체되고 있고,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운영비용이 증가해 음식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정간편식(HMR)의 다양화, 배달 시스템 확산과 배달 플랫폼 수수료 상승도 외식업계에 추가적인 부담을 가중했고, 최근 심해진 원·달러 환율 변동은 수입 식재료 가격 상승을 초래해 외식업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세제 혜택, 정책 자금 등 외식업 지원책을 적극 활용해 외식업 부문이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보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물가 기조가 지속됨에 따라 젊은 층 사이에선 식당에 가는 것 대신 편의점 간편식으로 식사를 대체하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이에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식사 대용 간편식 시장이 새롭게 떠오르는 중이다.

GS25가 지난 4∼7일 초·중·고등학교와 대학가 매장 500여곳의 상세 품목 매출을 비교한 결과, 직전 주 같은 요일(2월 25∼28일)에 비해 주먹밥(137.5%), 김밥(136.8%), 햄버거 및 샌드위치(125.5%), 도시락(122.0%) 등 간편식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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