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달 연속으로 한국 경제의 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잿빛' 진단을 내놓았다. 건설 경기 부진에 더해 자동차, 철강제품 등 주력 산업 분야가 미국 관세 인상의 직접적 위험에 노출됐다는 이유에서다.
10일 KDI가 펴낸 '경제동향 3월호'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건설업 부진과 수출 여건 악화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1월호에 이어 석달 째 '경기 하방 위험'을 언급한 것이다. KDI는 지난해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에 발표했던 '경제동향 12월호'에서는 "불확실성이 확대된다"고 우려한 데 그쳤지만 올 들어서는 "경기 하방 위험이 증대된다"(1월호), "경기 하방 위험이 높아지는 모습"(2월호) 등 경기가 나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언급을 직접적으로 하고 있다.
이번에 KDI는 건설투자 부진이 지속되고 있는 데 주목했다. 1월 건설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27.3% 줄었는데 이는 지난해 12월(-7.4%)보다 생산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1월 마무리 공사 집중으로 생산이 급증한 데 따른 기저효과까지 작용하면서 감소 폭이 크게 확대된 상황이다. KDI는 "건설투자와 건설업 고용 부진이 지속돼 선행지표의 개선세도 약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KDI는 내수가 불안하다 보니 소비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금리 및 소비심리 위축 등으로 인해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으며, 서비스 소비도 숙박이나 음식점 등 주요 업종에서 감소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경제를 지탱한 반도체 상황도 녹록지 않다. 반도체 생산은 20.8% 늘었지만 증가세가 점차 둔화되고 있고, 반도체 수출 가격도 하락(DDR4 8GB: –25.0%, NAND 128GB: –53.1%)하고 있다. 게다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확대된 대외 불확실성의 영향이 점차 파급되면서 지난달 수출은 1.0% 증가에 그쳤고, 일평균 기준으로는 5.9% 뒷걸음질쳤다.
여기에 KDI는 미국발 통상 갈등이 정국 불안보다 커졌다고 판단했다. 전체 수출에서 대미국 수출이 18.7%를 차지하는 만큼 미국의 관세 인상이 수출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이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 및 부품, 일반기계, 철강 제품이 위험에 크게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KDI는 제조업 경기 우려에 대해서는 일시적 요인이 크다고 봤다. 1월 제조업 출하(계절조정 전월 대비)가 6.2% 감소하면서 재고율은 110.1%로 올랐다.
KDI는 "조업일수 영향이 조정된 평균가동률(73.3%→73.8%)이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제조업 경기는 전월의 개선세를 유지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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