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두 달 새 20만명 감소…IMF 때 보다 적어져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자영업자가 최근 두 달간 20만명 넘게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을 앞둔 지난 2023년 1월 이후 가장 적은 것이다. 사진은 10일 서울 마포구 한 폐업한 고깃집에서 관계자들이 철거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국내 자영업자가 최근 두 달간 20만명 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얼어붙은 내수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한 자영업자들이 차라리 폐업을 선택하면서다. 국내 자영업자 수는 코로나19 사태 당시 수준인 550만명으로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인 1997년 보다 적어졌다.

10일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자영업자 수는 550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엔데믹을 앞둔 지난 2023년 1월(549만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이다. 심지어 IMF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 590만명, 1998년 561만명,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8년 600만명, 2009년 574만명보다 적은 수준이다.

지역으로 시야를 좁혀서 보면 대구는 1월 자영업자 수가 25만명으로 전달과 비교하면 횡보했으나, 1년 전에 비해서는 8천명 줄었다. 경북은 40만7천명으로 전달에 비해 1만7천명, 전년 대비 1만6천명이 폐업했다.

이 같은 자영업자 감소는 주로 고용원이 없는 '1인 자영업자'가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43만2천명으로 전년(142만명)보다 1만2천명 늘어난 반면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422만5천명으로 1년 전(426만9천명)에 비해 4만4천명 줄었다.

자영업자 감소는 내수 침체 장기화에 따른 매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4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비 지출은 391만원으로 1년 전에 비해 2.5%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21년 1분기(1.6%)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로 내수 부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지난해 소매판매액지수도 전년 대비 2.2% 줄었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의 매출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최근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자영업자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6.2%가 지난해 매출이 감소했다고 답한 것. 해당 설문에서 평균 감소폭은 12.8%였으며 순이익이 줄었다는 응답도 72.0%에 달했다. 응답자들은 원자재·재료비(22.2%), 인건비(21.2%), 임차료(18.7%), 대출 상환 원리금(14.2%) 순으로 부담이 크다고 응답했다.

올해도 줄폐업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응답자 가운데 61.2%는 "올해 매출 전망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에 이러 올해도 순이익과 매출이 줄어들 것이라는 응답 비율은 각각 62.2%, 61.2%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