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백신, 자폐 유발" 케네디 보건장관, 이번엔 "영양실조가 홍역 원인"

케네디 "백신 위험성 과소 평가됐다" 주장
미국 텍사스주 홍역 환자 급속 번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백신 음모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미국 보건복지부(HHS) 장관이 영양실조를 홍역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미국에서 홍역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케네디 장관이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텍사스 서부의 홍역 유행한 것이 영양실조의 영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홍역에 걸린 사람들과 영양상태가 좋지 않았거나 운동요법이 좋지 않았던 사람들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며 "텍사스 서부 지역은 일종의 '식품 사막'(신선한 음식을 구매하기 어렵거나 비싼 지역)"이라고 말했다.

케네디 장관은 백신이 개발된 1963년 이전에도 홍역은 대체로 치명적이지는 않았고 치사율이 매우 낮으며 건강하지 않은 사람에게만 심각한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되풀이했다.

NYT는 그러나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서 홍역에 걸린 사람 1천명 중 1∼3명이 목숨을 잃고 있다고 짚었다. 백신을 맞지 않으면 매년 40만명이 입원하고 1천800만명이 사망하게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으며, 홍역은 실명이나 청각장애, 지적장애 등을 유발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텍사스 보건 당국도 홍역으로 사망한 아동에게 기저질환이 없었다고 확인했다.

하지만 케네디 장관은 백신 접종이 권장된다면서도 백신의 위험성이 과소평가 됐다는 평소의 소신을 또다시 피력했다.

그는 과거에도 백신 접종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등 의학계의 정설에서 벗어난 주장을 해왔다.

그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얻게 되는 자연면역의 이점을 높이 사며 복지부가 대구 간유처럼 비타민A가 풍부한 식이 보조제 등을 활용한 대체 치료법에 대한 임상시험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워싱턴포스트(WP)는 NIH가 백신 기피 이유를 살피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 진행 중인 연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하거나 삭감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NIH는 보조금 중단 관련 이메일에서 이런 활동을 더 이상 우선시하지 않기로 정책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NIH는 케네디 장관이 수장으로 있는 복지부의 산하기관이다.

전문가들은 미국 12개 주에서 홍역이 200건 이상 발병하고 있는 상황에서 백신 관련 연구를 중단하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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