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 의식? 갑론을박 끝 온건 노선 택한 與…몸사리기 비판도

與 의총 끝에 '장외 투쟁 안 한다' 결론…중도 의식 행보 풀이
당내 일부서는 "당 전체 농성, 총력전" 목소리도 들려
보수의 심장 TK 의원들도 여전히 정중동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11일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며 장외 투쟁에 돌입한 것에 맞대응하지 않고 현재의 원내 대응 기조를 유지하기로 했다. 여당도 탄핵 반대를 외치며 거리로 나섰다가 헌법재판소가 인용 선고를 할 경우 조기 대선, 중도 확장 등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친 뒤 권성동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국회의 본령인 민생과 경제를 내팽개치고 오로지 장외 정치 투쟁에 몰두하는 데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에 대해서 다양한 의견이 나왔다"면서 "지도부는 지금과 같은 기조를 유지하기로 결론을 내렸고 의원님들께서 양해해주셨다"고 했다.

그는 "특별히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단체 행동을 하겠지만 각종 회의를 통해서 우리 입장을 밝히고 민주당처럼 장외 투쟁을 하거나 단식을 통해서 헌재를 압박하는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당 지도부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최선의 판단을 한 것으로 본다"면서 "탄핵 반대를 외치며 윤 대통령 지키기에 당 전체가 나섰다가 탄핵 인용이 된다면 후폭풍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판단이 '지나친 몸사리기'라는 비판도 상당하다. 일부 의원들은 야권이 장외 투쟁에 나선 상황에서 여당도 천막 농성 등으로 맞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당 차원에서 광장 집회를 열거나 규탄 대회를 개최하는 등 적극적인 행동도 요구한다.

그럼에도 이날 의총 끝에 당 의원들의 중지를 모아 현상 유지 결론이 난 만큼 당분간은 원내 투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부 의원들은 개인 차원에서라도 장외로 나서고 있다. 윤상현 의원을 시작으로 몇몇 의원들이 헌재 앞에서 24시간 릴레이 탄핵 반대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보수의 심장인 대구경북(TK) 의원들이 현 국면에서 두드러진 결기를 보여주지 못해 아쉽다는 지적도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지역 정가 관계자는 "윤 정권을 탄생시켰고 지금도 국민의힘에서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게 TK 아니냐. 정작 TK 의원들은 계엄 사태 이후 여론 눈치보기에 급급하다"면서 "당원 등쌀에 못이겨 마지못해 장외로 나서는 식이 돼서는 곤란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