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7일 1막(1~4부)이 첫 공개돼 대한민국, 대만, 베트남, 태국 등 여러 국가에서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한 16부작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에 대구 소주 브랜드 '금복주'와 대구에서 출발한 여러 치킨 브랜드 중 하나인 '처갓집 양념통닭'이 등장, 대구와의 연결고리에 시선이 향했다.
드라마에서 주인공 오애순(젊은 시절 아이유 분, 이후 문소리 분)과 양관식(젊은 시절 박보검 분, 이후 박해준 분)의 과거 젊은 시절이 제주와 부산에서 펼쳐진 가운데, 극중 소재지 정보가 따로 공개되지 않은 오애순·양관식 및 딸 양금명(아이유 1인 2역)의 본가에 금복주 소주와 처갓집 양념통닭이 등장한 것.
극 중 양관식의 여동생, 즉 오애순의 시누이이자 양금명의 고모이기도 한 양경옥(서혜원 분)이 금복주 소주를 사 들고 오고, 뒤이어 양관식은 처갓집 양념통닭을 사 들고 온 데 따라 이같은 술과 안주가 거실 테이블에 한데 놓인다.
두 제품 브랜드가 '대놓고' 영상 '단독샷'으로 잡힌다.
그런데 이렇게 함께 등장한 금복주 소주와 처갓집 양념통닭이 대구에서 시작한 브랜드라는 공통점이 눈길을 끈다.


1957년 대구에서 창업한 삼산물산은 1963년부터 금복주 소주를 팔았고, 1975년에는 아예 회사 이름을 금복주로 바꿔 지금에 이르고 있다. 처갓집 양념통닭도 1983년 대구에서 창업해 이후 전국으로 퍼졌다.
해당 장면에서는 1993년 3월이라는 시점이 필름 카메라 스타일로 표기됐는데, 이때쯤이면 대구에서 구하기 쉬운 소주와 양념통닭이 바로 저 두 브랜드이다. 양관식과 양경옥이 집 근처에서 직접 구입해 들고 온 것으로 보이는 행위와의 개연성을 따져볼 부분.

특히 소주는 지금과 비교해 과거엔 더욱 지역색이 강했다. 이 드라마 다른 장면(1968년 시점)에서는 부산에서의 에피소드를 그리며 부산 소재 주류업체 대선주조의 '다이야 소주'를 등장시킨다.(그런데 또 다른 장면에서는 현재 대선주조가 판매 중인 '다이아몬드 소주'를 등장시킨다)
따라서 극 중 배경이 된 지역을 설명하는 소재로 각 지역 소주 브랜드를 썼을 가능성이 있는 것.
참고로 드라마에 등장한 금복주 소주와 다이야 소주는 지금처럼 돌려따는 병마개가 아닌, 오프너(병따개)로 따는 병마개가 특징이다. 국내 소주 병마개가 지금처럼 돌려따는 방식으로 바뀐 건 1990년대 중반부터다. 그 전엔 소주도 마치 병맥주처럼 병마개를 오프너로 개봉했다. 이 역시 고증에 꽤 신경 쓴 부분인 셈이다.
다만, 아이유는 대구에서는 참소주와 늘 경쟁하는 소주 브랜드인 하이트진로의 소주 대표 상품 참이슬 모델이다. 2014~2018년 참이슬 모델로 나섰고, 이어 2020년 다시 발탁됐다가 지난해(2024년) 재계약, 주류업계 최장수 모델 기록도 쓰고 있다.
이를 감안한 디테일인듯, 폭싹 속았수다 극 중 참소주병 쪽에 배치된 인물, 참소주 병마개를 따는 인물은 고모 양경옥이고, 참소주를 마시는 인물 역시 양경옥과 엄마 오애순(문소리 분)이다. 양금명(아이유 분)은 통닭과 치킨무를 야무지게 입에 넣을뿐, 참소주는 입에도 대지 않는다.

한편, 폭싹 속았수다는 현재까지 공개된 촬영지로도 대구경북과의 인연을 짙게 드러내고 있다. 극 중 두 주인공의 유년기부터 신혼부부 생활 배경은 제주도이지만, 사실 경북 안동시 풍천면에 마을 하나를 지은 세트장에서 상당 부분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시 중구 계산성당도 애순·관식 커플의 결혼식 장면 촬영지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배가 좀 있는' 시청자라면 1950년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결혼식을 올린 곳이 계산성당이라 함께 떠올릴 수 있는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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