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월 11일 국회 국방위에서 임종득 의원이 김명수 합참의장에게 합참의 조직개편에 관하여 질의했다. 질의요지는 합참의 장차 작전을 담당하는 작전기획부를 작전본부에서 전략본부로 옮기고 전략본부 예하에 있던 전력기획부를 전력본부로 격상하여 독립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국방기획관리체계와 합동전략기획체계 그리고 합동작전기획체계 틀에서 논의해 보고자 한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비롯해 현대 전쟁 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기존의 국방기획관리체계가 신기술과 새로운 무기체계 도입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지적되었다. 그러나 과연 이번 개편안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적절한 방안인지에 대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리차드 심프킨은 평소의 무기체계 변화 속도는 20년이 소요되나 전시에는 2년이 소요된다고 그의 책 "Race to the Swift('기동전'으로 우리말 번역)"에서 주장한 바 있다.
현재 합참의 조직 구조는 전략본부, 작전본부, 정보본부, 지원본부로 나뉘어 있으며, 각 본부가 명확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전략본부는 장기적인 군사 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으며, 작전본부는 실제 작전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기능을 담당하고 있다. 이런한 체계속에서 작전기획부가 전략본부로 이동하는 것이 과연 실질적인 효율성을 높이는 개편인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전략과 작전의 역할 구분 혼선
합참 개편안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전략과 작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문제이다. 현재 작전기획부는 현행 작전 및 향후 수개월 내외의 단기 작전 방향을 결정하는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반면 전략본부는 장기적인 군사력 건설과 미래 군사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개편안대로 작전기획부를 전략본부로 이동하면, 전략과 작전 간의 역할이 불분명해지고, 단기 작전계획의 효율성이 저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작전기획부가 전략본부로 가게 되면, 실질적인 작전 수행과의 연계성이 약화되고 현장 작전부대와의 협업이 원활하지 않을 위험이 있다.
또한, 군 조직에서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명확한 지휘체계가 필수적이다. 만약 단기 작전을 담당하는 부서가 전략본부에 편입될 경우, 즉각적인 작전 수행이 필요한 상황에서 의사결정 속도가 늦어지고, 지휘 구조가 복잡해질 위험이 크다. 이는 군의 작전 수행력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거 합참에서는 작전적 수준이 아니라 전술적 수준에서 논의되는 경우가 많았으며, 전략-작전-전술 간의 연계성이 제대로 유지되지 않는 문제가 존재했다. 이는 전략과 작전이 각자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이며, 이번 개편안이 자칫 이런 문제를 다시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효과적인 해결책과 대안
그렇다면 합참의 조직개편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단순한 부서 이동이 아니라, 전략과 작전 간의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이 되어야 한다.
첫째, 작전기획부는 작전본부에 남아야 한다. 단기 작전 계획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작전기획부가 작전본부에 속해 있는 것이 최적이다. 또한, 현장의 작전 환경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작전기획부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현재 작전기획부가 한·미 연합작전체제하에서 연합작계에 어떠한 효과적인 작전지침과 기획지침을 줄 수 있는가?하는 면에서 고민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둘째, 전략본부와 작전본부 간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전략본부와 작전본부 간 정기적인 협의체를 구성하여, 장기 전략과 단기 작전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과거사례를 보면 전략지침을 전력부나 작전부서에서 폄하하거나 뜬구름 잡는 말이라고 가볍게 여기는 풍조가 없지 않았다. 이는 개념을 구체적인 소요로 전환시키는 능력의 부재에서 기인하였다. 전략지침도 의장의 승인을 받아 전파하는데 이를 부정하는 것은 합참 스스로 모순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셋째, 합참의장의 정책 결정을 지원할 보좌진을 강화해야 한다. 합참 조직개편의 핵심 문제는 의장의 전략적 의도를 실현할 정책적 보좌 체계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단순한 부서 이동이 아니라, 전략기획부장과 작전기획부장, 그리고 각 과장의 역할을 명확히 하여 전략적 사고와 작전 기획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인력을 배치하고 보강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합동교육과정에 대한 엄밀한 교육감독과 지침부여 및 교육 수료자에 대한 합참직위 보임 등 사후관리 등이 면밀하게 맞물려 가야 한다.
◆합참조직 발전방안
현재 추진 중인 합참 조직개편안은 전략과 작전의 역할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 가능성이 크며, 실질적인 작전 수행 능력을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전략본부와 작전본부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편이 이루어져야 한다.
군사 작전은 단순한 이론적 구조가 아니라, 실제 전장에서 작동하는 체계로 기능해야 한다. 따라서 작전기획부는 작전본부에 그대로 두되, 전략본부와의 협력 체계를 강화하고, 합참의장의 정책 결정을 보좌할 시스템을 정비하는 것이 보다 실질적인 해결책이 될 것이다. 미국의 경우 고급군사연구과정(SAMS, School of Advanced Military Studies)을 우등으로 수료한 장교를 특별보좌관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논의되는 개편안이 군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방향이 아니라, 오히려 조직 내 역할의 혼선을 초래하는 개편이 되지 않도록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합참 개편의 최우선 과제는 군사력 운용 전략과 작전 수행의 균형을 맞추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현재 합참에서 논의되고 있는 작전기획부를 전략기획부로 변경하고 전력기획부를 전략기획본부에서 독립시켜 전력기획본부를 만드는 방안은 비유하여 말한다면 할아버지를 할머니와 강제이혼시키고 어머니를 할아버지와 그리고 며느리를 시아버지와 같이 살게하는 방안과 동일하다. 함참의 면밀하고 신중한 재검토가 필요하고 필요하다면 중지를 모을 수 있도록 기획부서 경험자나 원로들을 모아 의견수렴 공청회를 여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한국전략문제연구소장 주은식
댓글 많은 뉴스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
尹공약 '금호강 르네상스' 국비 확보 빨간불…2029년 완공 차질 불가피
野, '줄탄핵'으로 이득보나…장동혁 "친야성향 변호사 일감 의심, 혈세 4.6억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