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헌법 위 헌재' 논란에 개헌 논의도…'탄핵 남용' 막도록 개헌해야

양원제 도입도 '탄핵 남발' 대안…상·하원에 탄핵소추·심리 나눠 부여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불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2차 변론기일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김복형·정정미·이미선 헌법재판관, 문형배 직무대행, 김형두·정형식·조한창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열린 마은혁 재판관 후보자 불임명 관련 권한쟁의심판 2차 변론기일에 입장해 자리에 앉아 있다. 왼쪽부터 정계선·김복형·정정미·이미선 헌법재판관, 문형배 직무대행, 김형두·정형식·조한창 헌법재판관.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과정에서 '헌법재판소가 헌법 위에 군림한다'는 비판까지 일면서 일각에서는 개헌이 필요하다는 주문이 나온다. 탄핵심판 등 국정을 뒤흔들 수 있는 판결 권한이 전적으로 헌재에 부여되므로 개헌 논의 과정에서 기능과 역할에 대해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법조계 일각에선 헌재의 탄핵심판과 관련해 현행 헌법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탄핵소추권이 정치적 무기로 남용되지 않으려면 '헌법 위배 사유'를 명료하게 규정할 필요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상경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11월 '착한법 만드는 사람들'이 주최 세미나에서 "탄핵의 사유를 탄핵의 대상에 따라 달리 규정하지 않고 모든 대상에 대해 포괄적으로 규정해 자칫하면 탄핵을 정쟁의 도구로 전락시킬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대 야당의 연쇄 탄핵을 막기 위해 양원제 도입도 거론된다. 미국 헌법의 경우 탄핵 소추권한과 심리 권한이 하원과 상원에 나눠 부여되고 있다.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도 지난 11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상하원이 분리된 양원제로 가야 한다"며 "상원은 중·대선거구제 방식으로 의원을 선출해야 한다. 그러면 호남에서도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고, 영남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당선이 돼 어느 한쪽이 상원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기가 쉽지 않아 탄핵 남발을 막을 수 있다"고 제안했다.

개헌을 통해 대법원으로 헌재 기능을 환원하는 방안 역시 논의해 볼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다. 독일·일본 등은 직무집행을 정지시킬 권한을 심판기관에 부여하는 다른 나라처럼 별도의 절차를 만드는 방안도 고려해 볼 수 있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현재 헌법 체계에서는 탄핵소추안이 의결된 이후 모든 권한이 다 직무정지되다 보니 삼권분립을 침해가게 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대통령 탄핵에 대해선 절차를 까다롭게 하는 등 개헌 과정에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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