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무장 반군에 의한 열차 공격·납치 사건이 발생 약 30시간 만에 인질로 붙잡힌 승객들이 모두 풀려나고, 반군들이 사살되면서 종료됐다.
13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일간 돈(Dawn)과 외신 등을 종합하면 파키스탄 군은 전날 밤 납치된 열차를 급습해 무장 반군 33명을 모두 사살했으며 총 300명이 넘는 인질들을 구출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번 사건 동안 인질 21명과 군인 4명도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아메드 샤리프 차우드리 파키스탄 보안군 대변인은 마지막 구조 작전에서 다행히 민간인 사망자가 나오지 않았다며 "마지막 작전은 매우 신중하게 진행됐으며 우리는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많은 사람을 구출했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 사건의 배후를 자처하는 발루치스탄 해방군(BLA)은 열차에 타고 있던 여성과 어린이, 노인, 발루치스탄 주민 등 민간인은 이미 모두 풀어줬고, 인질로 잡고 있던 214명은 대부분 파키스탄 보안군이라며 인질 구조 작전이 벌어지는 동안 "포로가 된 적군 50명을 처형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1일 오후 1시 30분께 파키스탄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주도 퀘타에서 출발해 카이버 파크툰크와주 페샤와르로 향하던 열차가 퀘타에서 약 160㎞ 떨어진 마슈카프 터널에 진입하는 과정에 벌어졌다.
무장 반군 수십명은 철로를 폭파한 뒤, 열차를 멈춰 세웠고, 총을 쏘며 장악했다. 당시 열차 안에는 400명이 넘는 사람이 타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기관사를 비롯해 일부 승객이 사망했다.
발루치스탄주 경찰 간부인 라나 딜라와르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반군이 승객들의 신분증을 확인하며 발루치스탄주 외부에서 온 사람과 군인들을 찾아냈고, 일부 무장 세력은 승객 30여명을 납치해 산으로 끌고 갔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파키스탄 보안군이 퀘타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때 주로 기차를 이용한다는 것을 BLA가 알고 보안군을 노려 열차 납치 사건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사건이 벌어진 뒤 BLA는 텔레그램을 통해 이번 일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열차가 다가오는 협곡 철로를 폭파하고, 승객들을 열차에서 내리게 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또 자신들이 파키스탄군 소속 무인 항공기를 격추했고, 출동한 군인 30명을 사살했지만, BLA 전사들은 피해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수감 중인 발루치스탄 정치범과 독립운동가 등을 48시간 내 석방하라며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인질을 처형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파키스탄 당국은 군 병력 수백명과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대응에 나섰고, 무장 반군은 폭탄이 장착된 조끼를 입고 인질들 사이에 앉아 있는 등 위협을 가했다.
하지만 파키스탄 보안군은 마지막 작전에서 특수부대가 자살 폭탄 테러범을 먼저 제거한 뒤 열차를 급습해 나머지 무장단원을 사살, 대규모 인질 피해 없이 사건을 종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발루치스탄주는 아프가니스탄, 이란과 국경을 맞댄 곳으로 각종 광물 자원이 풍부하다. 중국은 이 지역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관련 인프라 사업을 진행 중이다.
BLA를 비롯해 이 지역 반군은 파키스탄 정부와 외국 자본이 지역 자원을 착취한다며 독립을 주장하고 있으며 외지인을 대상으로 끊임없이 테러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에 파키스탄군도 대대적인 진압 작전으로 맞서며 유혈 사태가 계속해서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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