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첩 활동 '충북동지회' 위원장 징역 2년 확정…기소 3년 6개월 만

법원 자료사진. 매일신문 DB

북한 공작원의 지령을 받고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반대 등 간첩 활동을 벌여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북동지회' 조직원들에 대한 징역형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13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충북동지회 조직원 3명에 대한 상고심 선고기일을 열고 충북동지회 위원장 손모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상고 기각으로 확정했다. 부위원장 윤모씨와 고문 박모씨는 각각 징역 5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은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했다. 수사나 기소, 재판이 위법했다는 피고인 측 주장에 대해서도 "수사나 기소 절차에서 위법을 찾아볼 수 없고 소송 절차에서 방어권을 침해한 잘못도 없다"고 했다.

앞서 이들은 지난 2017년 5월 북한 공작원을 중국에서 접선한 뒤 이적단체를 결성, 2만 달러의 공작금을 받아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충북지역 인사 60여명의 포섭을 시도한 혐의와 4년간 도내에서 국기기밀 탐지·수집 혐의 등도 받았다.

기소 2년 5개월 만인 지난해 2월 1심은 이들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들이 범죄 단체를 조직한 혐의와 북한과 접선하거나 각종 정보를 북측에 넘긴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이들이 넘긴 정보가 국가 안보를 해칠 만한 기밀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간첩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또 국가보안법상 특수잠입과 탈출 혐의 등도 무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2심은 손씨에게 징역 2년을, 박씨와 윤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 원심 형량보다 크게 감형됐는데 항소심 재판부는 "구성원이 최대 4명에 불과해 범죄단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규모나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더불어 "충북동지회의 강령‧규약에 피고인들이 국가보안법 위반죄를 수행한다는 공동목적으로 단체를 조직하였다는 점이 분명히 드러나지 않는다"며 "단체를 만들 당시에 공동목적 아래 역할분담을 정하고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춘다는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검찰은 1심이 무죄로 판단한 특수잠입·탈출 혐의가 2심에서 유죄로 인정됐는데도 형량이 7~10년이나 감형된 것은 부당하다며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형을 확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