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경부, 금호강 보도교 공법 바꿔 재추진…주민과 환경단체 반응 엇갈려

환경청 "아치형 보도교→하로판형교로 변경…교각 수 축소"
환경단체 "도심 속 자연 습지 보존돼야…다른 대안도 있어"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3일 오전 11시 고산2동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주민설명회(3차)를 열고 바뀐 공법을 알렸다. 김지수 기자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은 13일 오전 11시 고산2동행정복지센터 대강당에서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주민설명회(3차)를 열고 바뀐 공법을 알렸다. 김지수 기자

환경부 낙동강유역환경청(이하 환경청)이 수년째 지연되고 있는 대구 수성구 금호강 고모지구 보도교 공사의 환경단체와 주민 설득에 나섰다. 환경파괴 우려를 감안해 교각을 대폭 줄이겠다는 안이 나왔지만, 환경단체 반발이 여전해 원활한 공사 추진은 미지수다.

환경청은 13일 오전 고산2동행정복지센터에서 금호강 고모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 주민 설명회를 열어 기존 아치형 보도교 공법에서 하교판경교로 공법으로 변경하겠다고 밝혔다. 바뀐 공법으로는 교각 수가 기존 110개에서 67개로 대폭 줄면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기존 공법은 인근 호텔 조망권을 침해하고 수리부엉이 출현지점에 잇닿아 있어 조류 충돌 위험이 있어 새 공법을 통해 조류 이동로를 확보하고 조망권 간섭 민원을 해소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업 구간 일대에서 얼룩새코미꾸리, 수리부엉이 등 법정보호종이 발견된 만큼 어류 통행로를 확보하는 등 피해 최소화에 나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곳 주변 주민들은 대체로 사업 추진을 반기는 분위기다.

김정우 고산2동 주민자치회 간사는 "이 사업은 고산 지역 주민들이 단절된 산책로를 연결하자는 취지에서 사업을 요구했고, 환경청에서 사업이 타당하다고 해 추진해온 것"이라며 "친환경 공법으로 바꾸는 등 환경 훼손 우려에 대해 충분히 검토를 했다면, 지연되고 있는 사업을 추진해 주민들이 좀 더 편리하게 자연을 누릴 수 있도록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반면 환경단체는 이날 환경청 설명에도 환경 파괴 우려가 해소되지 않았다며 공사 반대 입장을 재차 밝혔다.

일각에서는 대구시가 금호강 르네상스 사업 일환으로 달성습지에 보행교 공사를 추진하다 환경단체가 농성에 나서면서 공사가 중단된 점을 들어 이곳 사업 추진도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금호강 팔현습지는 안심습지, 달성습지와 달리 도심 한가운데 있어 더 귀하고 다른 곳에 비해 더 많은 법정보호종이 살고 있다. 서식환경이 그만큼 좋다는 뜻"이라며 "동촌유원지까지 갈 수 있는 해맞이다리도 있고, 다리를 디귿(ㄷ)자로 건설하는 대안도 있는데 생태적으로 건강한 습지를 교란시키면서까지 다리를 직선으로 건설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환경청은 사업 절차 상 하자가 없는 만큼 사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다.

환경청 관계자는 "환경영향평가, 거짓부실검토전문위원회 등 사업 절차 상에 문제는 없다. 이번에 변경 설계안이 나와서 이를 알리는 자리였고, 추후 사업 추진 일정은 아직 미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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