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대학의 위기가 현실이 되고 있다. 수도권과의 격차는 점점 더 벌어지고 있으며, 학령인구 감소로 인해 대학들은 충원율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많은 대학들이 적극적인 선발 노력으로 신입생 충원을 이루고 있지만, 향후 몇 년간의 추이를 고려하면 이마저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전문대학의 경우 직업교육을 중심으로 운영되지만, 산업 환경의 변화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맞물리며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대학의 위기가 아니라 지역 경제와 인재 양성 문제와도 직결된다. 대학이 무너지면 지역 산업에 필요한 인재 공급이 줄어들고, 결국 지역 사회의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지역 전문대학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전문대학은 지역 산업과 긴밀히 연결돼 현장 맞춤형 인재를 배출하는 중요한 교육기관이다. 단순히 학문을 연구하는 것을 넘어, 지역 사회가 필요로 하는 핵심 인력을 길러내는 기능을 담당한다. 하지만 현재의 대학 구조에서 전문대학이 지속가능한 형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혁신과 협력 모델이 반드시 필요하다.
2024년 8월 대구보건대는 광주보건대, 대전보건대와 함께 대한민국 최초의 전문대 연합 글로컬대학으로 선정됐다. 이는 보건의료 분야의 전문성을 극대화하고, 지역과 세계를 연결하는 혁신적인 협력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세 대학은 초광역 단일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표준화된 교육과정을 도입해 학생들이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정비했다. 즉, 고등직업교육 기관인 전문대학에서 양성한 인재는 자신의 전공 직무에 관한한 글로벌 스탠다드로 단일화된 교육과정을 이수해 그 역량이 인증돼야 하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보건의료 인재 양성의 질적 수준을 높이고, 지역사회 및 산업체와 긴밀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연합 대학의 추진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대학별 운영 방식과 구조적 차이를 조정하고, 하나의 거버넌스로 묶는 과정에서 수많은 논의와 조율이 필요했다. 또한, 각 지역에서 보건의료 인력을 책임지는 대학으로서 각자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공동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방안을 마련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한달빛 글로컬 보건연합대학'이라는 새로운 형태의 협력 모델이 탄생했다. 이는 단순한 대학 간의 연합이 아니라, 전문대학이 살아남기 위한 새로운 실험이며, 향후 다른 분야의 전문대학 연합에도 중요한 모델이 될 수 있다.
대학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지역과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구보건대는 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와 연계해 지역 맞춤형 인재를 양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를 위해 4개 스쿨 중심의 학사 체계(헬스케어, 헬스테크, 재활치료, 늘·돌봄 스쿨)를 운영, 지역 산업체와의 산학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혁신적 학사 구조를 통해 학생들은 다양한 실습 기회를 갖고, 졸업 후 즉시 현장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체계적인 교육을 받게 된다.
또, 생애주기별 평생교육을 활성화해 재직자 교육, 직업 전환 교육, 지역 돌봄 서비스 교육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대학이 단순히 학생 교육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열린 대학' 역할을 수행해 지역민이 요구하는 것(wants)과 필요로 하는 것(needs)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대학의 위기는 단순한 정책 변화나 일시적 지원으로 해결될 수 없다. 대학 자체가 변화하고, 지역사회와 긴밀히 협력하며, 글로벌 시장까지 아우르는 지속가능한 혁신 전략이 필요하다. 대구보건대는 초광역 연합 대학이라는 혁신 모델을 통해 보건의료 인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와 산업을 연결하며, 세계적 수준의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앞장설 것이다.
이제, 전문대학도 변화해야 한다. 기존의 독립적인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대학 간 협력을 통해 더 큰 경쟁력을 만들어 가야 한다. 대구보건대는 전국의 전문대학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연합과 혁신을 통한 지속 가능한 대학 모델을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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