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중심으로 한 '관세전쟁'이 격화할 경우 올해와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4%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당분간 낮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경기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한은은 13일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통해 미국 관세정책 시나리오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했다.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유지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 그보다 낮은 관세를 부과한 뒤 내년부터 점진적으로 관세를 인하하는 '기본 시나리오'에서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올해 1.5%, 내년 1.8%로 분석됐다. 이는 한은이 지난달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와 같은 수치다.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적자국에 관세를 높여 부과한 뒤 내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이 미국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한국 경제 성장률이 올해와 내년 모두 1.4%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관세전쟁이 예상보다 심화할 경우 기본 시나리오상 전망치보다 올해 0.1%포인트(p), 내년 0.4%p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 중국보다 낮은 관세를 매겼다가 내년 모든 국가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낙관적 시나리오'로 흐를 경우 한은은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이 각각 1.6%, 2.1%로 오를 수 있다고 봤다.
한은 관계자는 "미국의 관세정책이 지난해 11월 전망 당시 예상보다 조기에 높은 강도로 시행됐다"면서 "미국 관세정책의 불확실성이 여전히 매우 크고 이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경계심도 큰 만큼 향후 미국의 관세정책 추진 과정에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한은은 당분간 통화정책 초점을 경기하방 압력을 완화하는 데 맞춘다는 방침을 드러내며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시사했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시기와 속도는 가계부채, 주택가격, 환율 등 금융안정 상황을 봐가며 결정할 계획이다.
한은은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p 내렸으며, 올 연말까지 1~2차례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 관계자는 "경제 성장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자영업자 등 특정 취약부문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만큼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보다 재정정책과의 공조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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