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월 2일 치러질 김천시장 재선거가 김천혁신도시 조성 10년의 성과와 한계를 평가하고, 산적한 지역 현안을 해결할 적임자를 찾는 중요한 시험대로 떠올랐다.
특히 혁신도시 조성 이후 기대했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시민들은 이번 재선거를 통해 혁신도시와 구도심의 상생 방안을 제시할 후보를 찾고 있다.
◆ 혁신도시 10년, 기대 못 미친 경제효과…공실률만 42%
김천혁신도시는 지난 2014년 한국도로공사 등 주요 공공기관들이 이전을 완료하면서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당시 김천시는 혁신도시 조성을 통해 인구 유입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혁신도시는 당초 기대했던 경제적 효과를 충분히 내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조사에 따르면 혁신도시 내 집합상가 공실률은 42.1%에 달하고 있으며, 산학연클러스터 부지 역시 전체 면적의 41% 이상이 미분양 상태로 방치돼 있다.
혁신도시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이모(43) 씨는 "처음 입주할 때만 해도 공공기관 직원들과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상권이 활기를 띨 것으로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며 "특히 주말이면 수도권 등 다른 지역으로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매출이 급감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상인 박모(51) 씨는 "상가 임차료는 높은데 손님은 많지 않아 결국 문을 닫는 가게가 늘어나고 있다"며 "혁신도시 활성화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주민들 "교육·문화·의료시설 부족…정주 여건 개선 시급"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불편 역시 심각하다. 특히 교육·문화·의료시설 등 생활 인프라 부족으로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주민 김모(38) 씨는 "아이들을 위한 학원이나 문화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결국 구미나 대구까지 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젊은 층이 많이 이주해 왔지만 정작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의료시설 부족 문제 또한 심각하다. 혁신도시에 거주 중인 최모(45) 씨는 "가족 중 누군가 아프면 제대로 된 치료를 받기 위해 인근 도시로 이동해야 한다"며 "응급상황이라면 더욱 큰 문제가 될 수 있어 의료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혁신도시가 단순히 공공기관 이전만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정주 여건 개선을 통해 살기 좋은 도시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구도심 상권 침체 심각…"지역 균형발전 대책 마련해야"
혁신도시 조성 이후 구도심 상권 침체 문제 역시 점차 심각해지고 있다. 특히, 김천역 인근 평화남산동 일대는 김천구미역 개통 이후 이용객 급감으로 빈 점포가 늘어나면서 상권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평화시장 내에서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상인은 "김천구미역이 생기고 혁신도시로 사람들이 이동하면서 기존 시장과 상점들이 큰 타격을 입었다"며 "오랜 세월 유지돼 온 시장이 점점 활력을 잃어가는 모습을 보면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 윤모(59) 씨는 "혁신도시와 구도심 간 연계성이 떨어져 오히려 김천이라는 도시 전체의 경쟁력이 약화됐다"며 "구도심과 혁신도시 간 균형 발전을 위한 정책적 지원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재선거 후보들, '혁신도시 시즌2' 비전 놓고 경쟁 예고
이번 김천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이러한 지역 현안들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며 표심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배낙호 후보는 "혁신도시에 의료·문화시설을 확충하고, 구도심 재생사업을 적극 추진해 도시 전체의 균형 발전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황태성 후보는 "혁신도시 아동병원, 목욕탕, 혁신도시 복지회관을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소속 이선명·이창재 후보 역시 혁신도시와 구도심 간 상생 발전 방안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치열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혁신도시 공공기관 한 관계자는 "시민들은 이번 재선거를 통해 혁신도시 활성화와 구도심 회생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를 선택해야 하는 중요한 기로에 서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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