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전력기술 사장 공석 4개월째… "더 늦으면 혁신도시 흔들린다"

작년 11월 선임된 김태균 한전 본부장, 정치 이슈로 임명 연기
리더십 공백 장기화에 조직 내부 혼란 가중 "업무 차질 심각"
혁신도시 주민·상인들 "지역경제 타격…하루빨리 임명해야"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기술 본사.
경북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기술 본사.

김천혁신도시에 있는 한국전력기술의 신임 사장 임명이 정치적 이슈로 인해 수개월째 연기되면서, 조직 내부 혼란은 물론 혁신도시 지역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9일 한전기술에 따르면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김태균 한국전력 기술혁신본부장은 지난해 11월 초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최종 후보로 통보받았다.

김 본부장은 한양대 전기공학과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1996년 한전에 입사해 전력연구원 송변전연구소장과 기술기획처장 등을 거친 전력 분야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김 본부장의 임명은 지난해 말 비상계엄 및 탄핵정국과 맞물리면서 계속 미뤄지고 있다.

한국전력기술은 신임 사장이 수개월째 취임하지 못하면서 조직 내부에서 여러 문제점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신임 사장의 부재로 인해 주요 사업 추진에 차질을 빚거나 중요한 의사결정이 미뤄지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기술 내부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사장 내정자가 발표된 이후에도 실제 취임이 계속 늦어지면서 조직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며 "중요한 신규 사업이나 투자 결정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회사 경쟁력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회사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려야 하는 시점에 리더십 공백이 길어져 직원들의 불안감이 크다"며 "하루빨리 신임 사장이 취임해 조직을 안정시키고 현안을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전기술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김태균 한국전력 기술혁신본부장. 한국전력 제공
한전기술 신임 사장으로 선임된 김태균 한국전력 기술혁신본부장. 한국전력 제공

한전기술은 김천혁신도시의 대표적인 공공기관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신임 사장 취임 지연으로 인해 혁신도시 주민과 상인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혁신도시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모(49) 씨는 "한전기술 직원들이 혁신도시 경제의 중심축인데, 회사가 흔들리면 결국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도 타격을 입는다"고 걱정했다.

혁신도시에 거주하는 주민 최모(39) 씨 역시 "한전기술은 혁신도시를 대표하는 공기업인데, 정치적 문제로 수개월째 사장 자리가 비어 있다는 게 이해되지 않는다"며 "지역 발전과 정주 여건 개선에도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번 한전기술 신임 사장 임명 지연에 대해 전문가들은 정치적 이유로 인사가 늦어지는 관행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한다. 특히, 에너지 분야 공기업은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국가 핵심 기관인 만큼,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갖춘 인사가 적기에 임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전기술은 원자력 설계와 신재생에너지 개발 등 국가 에너지 정책의 중추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라며 "조직 안정성과 업무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신임 사장이 업무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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